규제 대응·커뮤니티·온체인 분석 등 기능별 인력 확보
국내 접점 확대에도 제도 정비는 여전히 과제

해외 가상자산 기업들이 한국 시장 대응 인력 확보에 나서며 실질적인 국내 영업 채비에 들어갔다는 진단이 나온다. 법인 설립이나 지분 투자 중심으로 드러났던 한국 진출 움직임이 규제 대응, 기관 영업, 커뮤니티 운영, 컴플라이언스 분석 등 기능별 인력 채용으로 구체화하는 모습이다.
14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2분기 들어 해외 가상자산 기업 최소 5곳이 한국을 직접 명시하거나 한국 시장 대응을 포함한 채용 공고를 게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글로벌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 6위 바이비트(Bybit)는 한국 원격 근무가 가능한 아시아태평양(APAC) 정책·규제 대응 인력 채용에 나섰다. 해당 직무는 규제당국, 금융기관, 정책 이해관계자와의 소통과 시장 진입 전략 지원을 맡는다.
블록체인 결제 기업 리플(Ripple)은 APAC 기관 영업 공고에서 한국 금융기관과 가상자산 거래소를 영업 대상으로 명시했다.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Binance)도 한국 거래시스템 개발 총괄급 인력 채용 공고를 냈다. 해당 직무는 한국 개발 조직을 이끌며 기술 로드맵 수립, 시스템 구조 설계, 규제 이해관계자와의 소통 등을 담당한다.
온체인 분석 기업 TRM랩스도 한국 지역에서 가상자산 및 금융 네트워크 위협정보 분석 인력 공고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자금세탁방지(AML), 이상거래 감시, 국경 간 이전거래 관리 등 규제 인프라 수요를 겨냥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레이어1 블록체인 플랫폼 앱토스(Aptos)는 한국 커뮤니티 매니저 공고를 통해 텔레그램, 카카오톡, 디스코드, X(옛 트위터) 등 국내 채널 운영과 트레이더·핵심 오피니언 리더(KOL) 관리 업무를 제시했다.
앞서 해외 가상자산 기업의 한국 진출 움직임은 지분 투자와 법인 설립 중심으로 두드러졌다.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OKX는 코인원 지분 투자를 통해 국내 거래소와 접점을 확보했고, 바이낸스는 고팍스 인수를 통해 국내 시장 재진입 기반을 다졌다. 글로벌 가상자산 인프라 기업 파이어블록스(Fireblocks)와 가상자산 결제 기업 문페이(MoonPay)도 한국 법인 설립 또는 인력 충원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채용 공고를 통한 실질적인 인력 확보까지 더해지면서 해외 기업들의 한국 대응 방식이 한층 구체화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외 사업자의 국내 접점이 빠르게 늘어나는 데 비해 국내 제도 정비는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디지털자산기본법, 원화 스테이블코인 규율, 해외 사업자 관리 기준 등 핵심 제도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글로벌 사업자들이 규제 대응과 영업, 커뮤니티 인력 선제 확보에 나선 셈이다. 해외 사업자의 국내 영업 방식과 이용자 접점이 다양해지는 만큼 사업자 관리와 이용자 보호를 위한 규율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윤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후반기 국회의장단 선출이 완료되면서 그간 정무위원회에 계류돼 있던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가 재개될 발판이 마련됐다. 하지만, 입법 시계의 본격 가동 여부는 정무위를 포함한 경제 상임위 원구성 협상 결과에 달렸다”며 “상임위원장 배분과 법사위원장 협상이 맞물린 6월 중순이 후반기 국회의 첫 분수령이 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