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래구 선거, 민주당 조직력 부재 속 국민의힘 구청장 56.61% 압승

입력 2026-06-08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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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유세에 나서고 있는 민주당 (박일경 기자 ekpark@)
▲합동유세에 나서고 있는 민주당 (박일경 기자 ekpark@)

6·3 지방선거 결과를 놓고 부산 동래구 민주당 내부에서 자성론이 확산하고 있다.

부산시장 선거에서는 민주당 전재수 후보가 49.25%를 얻어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49.16%)를 137표 차로 앞섰다. 사실상 동래구 민심이 양분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초접전이었다.

하지만 선거 결과를 한 꺼풀만 벗겨보면 전혀 다른 풍경이 나타난다.

동래구청장 선거에서는 국민의힘 장준용 후보가 56.61%의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동래구에서 재선 구청장이 탄생한 것은 24년 만이다. 단순한 승리가 아니라 압승에 가까운 결과였다.

광역의원 선거 역시 민주당에는 뼈아픈 성적표였다. 동래구 광역의원 선거구는 모두 국민의힘이 차지했다. 부산시장 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를 선택했던 유권자들이 정작 구청장과 광역의원 선거에서는 국민의힘을 선택한 셈이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전재수는 이겼지만 민주당은 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이번 선거는 정당보다 후보를 보고 표를 행사하는 유권자들의 변화된 정치 의식이 확인된 선거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특정 정당에 일괄적으로 표를 몰아주는 방식이 아니라 선거별로 후보 경쟁력과 지역 기여도를 따져 선택하는 교차투표가 광범위하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민주당 동래 조직의 현주소가 이번 선거를 통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점이다.

그동안 동래 민주당은 박성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감사가 지역위원장을 맡으며 조직을 이끌어 왔다. 평가가 엇갈릴 수는 있지만 적어도 조직을 통합하고 선거를 지휘하는 중심축은 존재했다는 것이 지역 정가의 공통된 시각이다.

그러나 박 감사가 지역위원장직에서 물러난 이후 이를 대체할 리더십이 보이지 않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선거 과정에서 민주당 동래 조직이 얼마나 취약한지 그대로 드러났다”며 “누가 조직을 책임지고 이끌고 있는지조차 보이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현장에서 나올 정도였다”고 말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민주당 후보들이 기본적인 선거운동 인력조차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별 선거운동원조차 채우지 못한 사례가 적지 않았고, 현장 조직 운영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번 선거를 두고 민주당 후보들이 지나치게 안이하게 선거를 치렀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재명 대통령 당선 이후 형성된 정권교체 분위기와 높은 지지세가 지방선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서 정작 후보 개인의 경쟁력 강화와 조직 정비, 생활밀착형 선거운동은 상대적으로 소홀했다는 것이다.

실제 일부 후보들은 선거자금 확보와 조직 구성, 현장 선거운동 준비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지역 정치권 인사는 “지방선거는 결국 동네 선거”라며 “유권자들은 대통령이 아니라 후보를 본다. 지역에서 얼마나 준비했고 얼마나 주민들과 호흡했는지를 평가한다. 중앙 정치 바람만 믿고 치를 수 있는 선거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번 동래구 선거 결과는 민주당에 적지 않은 경고를 던지고 있다.

시장 선거에서는 승리했지만 구청장 선거에서는 큰 격차로 패배했고 광역의원은 전멸했다. 이는 단순히 후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조직력과 정치적 경쟁력의 문제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정치권에서는 온천장과 사직동 일대를 중심으로 진행 중인 재개발·재건축 사업과 신규 아파트 입주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가 이번 선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실제 동래구는 최근 수년간 대규모 정비사업이 이어지면서 젊은 세대와 외부 유입 인구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과거 보수정당 강세 지역으로 분류되던 동래에서도 정치 지형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민주당이 이 같은 변화를 조직적 자산으로 연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민심은 이미 움직이고 있다”며 “동래는 더 이상 과거의 동래가 아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아직도 과거 방식으로 선거를 하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재개발과 신규 입주로 도시가 바뀌고 있고 유권자도 바뀌고 있다”며 “달라진 유권자들은 정당이 아니라 인물과 정책, 준비된 역량을 본다. 지금처럼 중앙 정치 이슈에만 의존해서는 변화하는 동래를 담아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2년 뒤 총선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심은 이미 움직이고 있지만 민주당 조직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이번 지방선거가 남긴 가장 냉정한 평가다.

8년 만의 부산 정권교체는 성공했다. 하지만 동래 민주당 앞에 놓인 과제는 승리가 아니라 혁신이다.

지역위원회가 변화하지 않는다면, 달라진 유권자의 수준과 기대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이번 지방선거는 승리의 기록이 아니라 2년 뒤 총선을 앞둔 경고장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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