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빵 넘어 BBQ까지...K푸드, 20억 무슬림 ‘할랄’ 입맛 훔쳤다

입력 2026-06-1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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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월 중동 수출액 37% 증가⋯전쟁 속 호실적
중동은 구매력 높고 동남아는 젊은 인구 비중 커
외식업계서도 체계적 할랄 체인 구축에 힘줘

▲K푸드 수출액 (이투데이 그래픽팀=손미경 기자)
▲K푸드 수출액 (이투데이 그래픽팀=손미경 기자)

중동과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무슬림 문화권이 K푸드 신시장으로 지목되고 있다. 무슬림 기반 할랄 시장은 20억 인구를 보유한 거대 단일시장으로, 젊고 한국 문화에 긍정적인 점이 매력적으로 꼽힌다. 그동안 K푸드의 핵심 무대로 지목된 미국과 중국의 성장 둔화로 신시장에 적극 힘을 주는 모양새다.

1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 1~4월 누적 중동(GCC) 권역 수출액은 1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7.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국(8.9%), 중국(15.5%) 등 주력 시장의 증가율을 크게 웃돈 수치다. 중동 전쟁에 따른 해상 물류 차질과 운임 상승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호실적을 거둬 주목받고 있다.

중동 시장의 성장은 할랄 공략과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 할랄은 ‘허용된 것’이라는 의미로 할랄 푸드는 이슬람 율법에 부합하는 음식을 말한다. 중동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등에 형성돼 있는 거대 단일 시장이다. 시장조사업체 포츈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할랄 식음료 시장 규모는 9312억1000만달러로, 2034년 1조3078억9000만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식품 산업은 본질적으로 인구 규모를 기반으로 하는 산업이다. 전 세계 무슬림 인구는 약 20억명으로 세계 인구의 4분의 1에 달한다. 한국은 빠르게 인구가 줄고 있고, 라면, 음료 등 주요 카테고리는 이미 포화 상태다. 줄어들고 있는 시장에서 점유율 싸움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식품기업들은 해외로 눈을 돌렸고 미국, 중국 등을 주로 공략해왔다. 최근 기존 핵심 시장인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대안으로 떠오른 곳이 할랄 시장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중동권의 경우 구매력이 높고, 동남아 권역은 젊은 인구 비중이 크다”며 “K콘텐츠 소비층이 두텁다는 점 역시 K푸드 신시장 적합지로 지목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할랄 공략의 최전선에는 라면이 있다. 최대 무슬림 국가 인도네시아는 주식이 면으로 라면이 침투하기 비교적 쉽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요 라면사들은 이미 적극적으로 할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농심은 2011년 신라면을 시작으로 부산공장에 할랄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지난해 말 기준 신라면·짜파게티 등 49개 제품이 할랄 인증을 받아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사우디아라비아 등 40여 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수요가 두터운 중동에서는 최근 5년간 매출이 연평균 약 12% 성장했다.

삼양식품은 2018년 아랍에미리트(UAE) ESMA 할랄 인증을 취득한 후 꾸준히 입점채널을 넓혀 중동 매출이 2024년 약 500억원에서 지난해 약 600억원으로 늘었다. 동남아 진출은 더 이르다. 2014년 한국이슬람중앙회(KMF) 할랄에 이어 인도네시아 진출을 위해 2017년 인도네시아 최고 이슬람 종교기구인 울라마협의회(MUI) 할랄까지 취득했다. 그 결과, 삼양식품의 동남아 매출 비중은 전체 수출의 20%대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외식 시장까지 파이를 키우고 있다. 외식기업은 원재료 사용부터 제조, 보관, 유통 전 과정을 할랄 기준에 맞게 설계해야 한다. 공장은 물론 매장 운영 단계까지 인증 기준을 충족, 체계적인 할랄 체인을 구축해 시장을 공략 중이다. 특히 파리바게뜨가 눈에 띈다. 파리바게뜨는 지난해 말레이시아에 할랄 생산센터를 준공했고 올해 싱가포르·인도네시아 전 매장에 대해 할랄 인증을 획득했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한국식 베이커리가 다양한 제품 구성과 디저트·카페 문화를 함께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현지 소비자들은 제품의 맛과 품질뿐 아니라 다양한 메뉴 구성, 시즌 한정 제품, 카페형 매장 등 한국 베이커리 브랜드가 제공하는 차별화된 요소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BBQ는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에 진출하며 철저한 할랄 인증을 받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브루나이 진출을 위해 현지 기업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었다. 현지 시장에서 기준에 맞는 원료육을 확보하기 위해 파트너사와 적극 협력 중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할랄 기준에 맞지 않는 동물성 성분을 대체하거나 할랄 기준에 맞는 재료를 사용하면서도 기존 제품의 맛과 품질을 유지해야 해 상당한 연구개발(R&D)이 필요하다”면서도 “무슬림 인구에 비해 할랄 인증 음식점 비중이 적어 블루오션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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