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치색' 뺀 산업은행 이사회, 학계·연구기관 '찐 전문가'로 재편

입력 2026-06-04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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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말 사외이사 4인 교체…자본시장·지배구조·재정 전문가 합류
박상진 회장 취임 후 첫 재편…정책금융 감시·견제 역할 주목

한국산업은행 사외이사진이 학계·연구기관 인사 중심으로 재편됐다. 정치권 이력이 있던 사외이사들이 빠지고 자본시장·기업지배구조·재정 분야 전문가들이 합류하면서 정책금융기관 이사회의 전문성이 보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산은은 지난 4월말 신임 사외이사 4명을 선임했다. 신규 선임된 사외이사는 이승호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우찬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 이경우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다. 이들의 임기는 2028년 4월까지다. 산은 사외이사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추천, 산업은행 회장 제청, 금융위원회 임면 절차를 거쳐 선임된다.

이번 개편은 박상진 회장 취임 이후 이뤄진 첫 사외이사 재편이다. 국민성장펀드와 첨단산업 지원 등 산은의 정책금융 집행 기능이 확대되는 시점에 사외이사진이 전문가 중심으로 바뀌었다.

지난달 말 기준 산은 사외이사는 총 5명이다. 이 중 4명이 박 회장 취임 이후 새로 합류했다. 2027년 5월까지 임기가 남아 있는 전승철 사외이사만 이전 회장 체제에서 선임된 인사로 남아 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외환시장과 국제금융, 거시경제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산은이 국민성장펀드 등 정책형 투자자금 공급 역할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자본시장과 거시 리스크 측면의 전문성을 보탤 인사로 평가된다.

김 교수는 기업지배구조와 주주권익 분야를 연구해온 기업 거버넌스 전문가다. 경제개혁연대 소장과 아시아기업지배구조연구소(AICG)소장을 맡고 있으며 올해 3월부터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성장경제분과 자문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정책금융이 대규모 투자·출자 형태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투자 대상 기업의 지배구조와 이해상충 문제를 점검할 수 있는 인사로 분류된다.

정 교수는 조세·재정정책과 소득재분배 분야를 다뤄온 경제학자다. 이 교수는 거시경제와 공공경제 분야를 연구해온 경제학계 인사다. 신규 사외이사 4명은 모두 학계·연구기관 기반의 전문가로, 기존 김희락·유선기 사외이사처럼 정치권 이력이 전면에 있는 인사는 포함되지 않았다.

앞서 산은 사외이사진은 2025년 말 기준 김희락·유선기·전승철·조성훈 등 4명 체제로 운영됐다. 이 중 김희락 사외이사는 박근혜 정부 시절 국무총리실 정무실장을 지낸 정무라인 인사다. 유선기 사외이사는 이명박 전 대통령 대선 외곽조직으로 알려진 선진국민연대 사무총장을 지냈다. 두 사람은 선임 당시 정치권 출신 인사로 분류되면서 산은 이사회에 정치색이 짙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은은 정책자금 공급과 기업 구조조정, 산업전환 지원 등 공적 성격 의사결정 비중이 큰 기관”이라며 “사외이사진이 자본시장·지배구조·재정·공공경제 분야 인사로 재편된 만큼 주요 정책금융 집행 과정에서 전문성과 견제 기능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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