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 “중·고속 주행 중 가속 억제 기술 도입 시급”

최근 5년간 페달 오조작 사고가 2배 넘게 늘고 관련 사망자는 3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0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사고가 전체의 70%를 차지했고 보행로와 상가 돌진 사고에서 인명 피해가 집중됐다.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4일 발표한 ‘페달 오조작 주요 사고 특성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언론에 보도된 페달 오조작 의심 사고는 총 567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 사고 건수는 2021년 66건에서 지난해 153건으로 늘어 5년 새 약 2.3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관련 사망자 수도 15명에서 51명으로 3.4배 급증했다.
연구소는 페달 오조작 사고가 주로 주차 및 저속 주행 중에 발생하지만, 사망사고는 보행로와 이면도로 등 주행 중인 상황에서 빈번하게 일어났다고 분석했다. 운전자가 당황한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계속 밟아 차량 속도가 통제 불능 상태로 높아졌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 운전자의 사고가 400건으로 전체의 70.5%를 차지했다. 이는 60세 미만 운전자 사고(136건)보다 약 2.9배 높은 수치다. 성별로 보면 60세 이상에서는 남성 운전자의 사고가 여성보다 3배 이상 많았던 반면, 60세 미만에서는 여성 운전자의 사고가 남성보다 다소 많았다.
사고 한 건당 인명 피해 역시 고령층에서 훨씬 컸다. 60세 미만 운전자 사고의 건당 사상자 수는 2.1명이었지만, 60세 이상은 2.8명으로 약 33% 더 많았다. 최근 5년간 발생한 전체 사상자 1448명의 77%는 60세 이상 운전자 사고에서 발생했다.
사망사고의 고령 운전자 쏠림 현상도 뚜렷했다. 60세 이상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 사망사고는 93건, 사망자는 132명으로 60세 미만 대비 각각 3.6배, 4.7배 많았다. 일반 교통사고와 비교해 보아도 60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 사고는 건당 사망자 수가 더 높아 상대적으로 인명 피해 위험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보행자 피해는 상가와 보행로에 집중됐다. 장소별로는 식당과 카페 등 상가 시설 돌진 사고가 96건(40.3%)으로 가장 많았다. 사망자는 인도와 횡단보도, 이면도로 등 유동 인구가 많은 구간에서 더 많이 발생했다.
해외에서도 이와 유사한 문제의식이 제기되고 있다. 연구소는 미국, 일본, 영국 사례를 검토한 결과 저속 구간 중심의 현행 방지 장치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일본은 신차의 93% 이상에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가 장착됐음에도, 주행 중 작동 불능 등의 이유로 사망자 감소에는 한계가 있었다.
보험연구원도 지난해 보고서에서 고령운전 대책이 단순한 면허 관리 강화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짚은 바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시민들은 안전장치 의무화(26.5%)와 면허 반납 시 보상·혜택 강화(23.0%), 신체·인지기능 검사 강화(19.9%)를 상대적으로 선호했다. 보험연구원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확대와 보험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박요한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인구 고령화로 인해 매년 고령운전자가 급증하는 추세인 만큼 시장 전체를 견인할 수 있는 대규모 보급 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제도화 추진 중인 8km/h 이하 출발 시 가속 억제 기능뿐만 아니라, 사고 발생 시 상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도로 주행 중에도 페달 오조작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제어하는 ‘중·고속 주행 중 페달오조작 방지 기술’ 탑재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