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4명 반대의견 "실질적 지배한다면 단체교섭의무 有...판례 바꿔야"

노란봉투법이 시행된 지 2달이 지난 가운데 HD현대중공업이 하청 노동조합에 대한 교섭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단이 나왔다. 다만 대법관 4명은 "도급인이 근로조건에 관해 실질적으로 지배한다면 단체교섭의무가 있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21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가 HD현대중공업을 상대로 낸 단체교섭 청구 소송 상고심 선고기일을 열고 대법관 8명의 다수의견으로 "구 노동조합법 제2조가 적용되는 사안에서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에 관한 종전 법리는 타당하므로 유지돼야 한다"며 하청 노조 측의 상고를 기각했다.
전합은 "최근 노동조합법의 개정 내용과 경위를 보면 입법자는 대법원의 종전 법리를 존중하는 전제에서 사용자 개념을 확대하기 위해 후문을 추가하는 내용으로 입법적 결단을 해 법을 개정한 것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구체적 사건과 무관한 추상적 법리를 선언할 수는 없다"며 "법원은 위와 같은 입법적 결단과 경과규정을 두지 않은 입법자의 의사를 존중해 향후 개정 노동조합법이 적용되는 구체적인 사건에서 노동3권의 실효적 보장이라는 입법목적에 맞게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ㆍ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의 개념을 해석하면 충분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구 노동조합법 제2조가 적용되는 2016년경의 단체교섭 사안에 관해 종전 법리를 변경해 개정 노동조합법의 규정과 실질적으로 유사한 내용의 법리를 창설하고 적용하려는 시도는 적절하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흥구·오경미·신숙희·마용주 대법관 등 4명은 최근 노동위원회와 하급심 법원이 구 노동조합법상 사용자의 범주를 적극적으로 해석해 왔다면서 원심을 파기하고 판례를 바꿔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은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헌법이 노동 3권을 직접적으로 보장하는 취지 및 목적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근로조건에 관해 통제하는 등으로 이를 직접 결정하는 것과 동일하게 평가되는 도급인과 직접 단체교섭을 할 수 있어야 수급근로자의 노동3권을 실효성 있게 보장할 수 있다"고 했다.
HD현대중공업의 하청 노조는 2017년 1월 회사를 상대로 단체교섭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사내하청업체가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근태 관리·징계권 행사 등에 실질적으로 독자적인 권한을 행사했다"며 하청 노조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 재판부 역시 하청 노조 측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후 대법원은 2018년 12월부터 사건을 심리해 오다 이날 7년 6개월 만에 결론을 내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