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 위 태양광 길 열렸지만…‘농사 없는 발전’ 막을 기준이 관건

입력 2026-05-1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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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농진청 실증단지서 하위법령 마련 앞두고 현장 의견 청취
식량안보·농가소득·난개발 방지 3대 원칙…설비·시공 기준 마련 착수

▲영농형태양광 모습. (뉴시스)
▲영농형태양광 모습. (뉴시스)

농지 위에 태양광 패널을 올려 농사와 발전을 병행하는 영농형 태양광이 제도권 진입을 앞두고 있다. 농가 소득을 보완하고 농촌 에너지 전환을 앞당길 수 있다는 기대가 크지만, 농사가 실제로 유지되는지, 발전 수익이 지역에 남는지, 농지 훼손과 난개발을 어떻게 막을지가 제도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영농형 태양광은 농지 위에 일정 높이와 간격으로 태양광 설비를 설치해 아래에서는 작물을 재배하고, 위에서는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기존 농촌 태양광이 농지를 전용해 발전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농지 훼손과 외부 사업자 수익 유출 논란을 낳았다면, 이번 제도화의 초점은 농지를 유지한 채 농업인과 농촌 주민이 발전 수익을 함께 가져가는 구조를 만드는 데 있다.

이달 7일 국회를 통과한 ‘영농형 태양광 발전사업의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은 실경작 중인 농업인과 임차농, 농촌 주민으로 구성된 주민참여협동조합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농촌공간재구조화법상 재생에너지지구로 지정된 곳에서는 농업법인의 참여 근거도 뒀다. 원칙적으로 농업진흥지역 밖 농지를 대상으로 하되, 재생에너지지구에서는 농업진흥지역에서도 사업이 가능하도록 했다.

임차농 보호 장치도 법에 담겼다. 사업 기간 농지 임대차 계약을 자동 갱신하도록 하고, 임대료는 약정 차임이나 보증금의 5%를 초과해 청구할 수 없도록 했다. 영농 없이 발전사업만 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 영농 이행과 시설 관리 의무를 부여하고, 위반 시 시정명령과 과징금, 사업 정지, 사업권 취소 등 제재도 가능하도록 했다.

다만 법 통과가 곧바로 현장 안착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쟁점은 하위법령과 기준에 있다. 태양광 패널 높이와 간격, 농기계 진입 가능성, 작물별 생육 영향, 배수와 토양 관리, 시설 철거와 사후관리, 영농 여부 확인 방식이 구체화되지 않으면 농업과 발전을 병행한다는 취지가 흔들릴 수 있다. 지난해 일부 실증 결과를 둘러싸고 벼 수확량 감소 논란이 제기됐던 만큼, 제도화 과정에서 관리체계를 촘촘히 설계하는 일이 중요해졌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9일 전북 완주군 농촌진흥청을 찾아 영농형 태양광 실증 연구 성과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농림축산식품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9일 전북 완주군 농촌진흥청을 찾아 영농형 태양광 실증 연구 성과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농림축산식품부)

이런 상황에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9일 전북 완주군 농촌진흥청을 찾아 영농형 태양광 실증 연구 성과를 점검하고, 영농형태양광법 시행과 관련한 현장 의견을 들었다.

송 장관이 찾은 농진청 실증단지는 기준 마련의 기초 자료가 될 현장이다. 농식품부 연구개발(R&D) 사업 등을 통해 2019년과 2021년 농진청 안에 고정형과 추적형 영농형 태양광 시설이 설치됐고, 그 아래에서 벼·밀·콩 등 식량작물 생산과 환경 영향 분석이 진행됐다. 농식품부는 농진청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영농형 태양광 설비와 시공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영농형 태양광은 정부가 추진 중인 농업·농촌 에너지 전환 구상과도 맞물려 있다. 중동 정세 불안과 에너지 가격 변동, 스마트팜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가 겹치면서 농촌을 에너지 소비 공간에 머물게 하지 않고 생산과 소득 창출의 공간으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정부가 올해 햇빛소득마을 500곳 이상을 선정하고 2030년까지 2500곳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흐름이다.

관건은 속도가 아니라 신뢰다. 농가 입장에서는 추가 소득원이 될 수 있지만, 지역 주민이 사업 과정에서 배제되거나 외부 자본 중심으로 흘러가면 기존 농촌 태양광 갈등이 되풀이될 수 있다. 식량안보 우려를 줄이려면 실증 자료를 기반으로 작물별 허용 기준과 영농 유지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 발전 수익이 농업인과 마을에 남도록 사업 주체와 수익 환원 구조를 관리하는 것도 과제로 남는다.

송 장관은 “식량안보 확보, 농업인 등 소득 제고, 질서 정연한 도입이라는 3대 원칙에 따라 영농형태양광법이 차질 없이 시행되도록 할 것”이라며 “법 시행 전까지 현장의 목소리를 세밀하게 반영해 하위법령 마련 등 후속 조치를 면밀히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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