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 지수가 1년 만에 2000선대에서 장중 8000선까지 치솟으며 국내 증시의 체급을 다시 썼다. 반도체 대형주가 지수 상승을 주도했고, 대기성 자금과 거래대금이 동시에 불어나면서 국내 증시는 단순한 지수 반등을 넘어 시가총액 7000조원대 시장으로 커졌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이날 장중 8046.78까지 오르며 사상 처음으로 8000선을 돌파했다. 다만 직후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지수는 7700선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상승 폭은 압도적이다. 지난해 5월 15일 종가 2621.36과 비교하면 장중 고가 기준 1년 만에 5400포인트 가까이 뛰었다. 상승률은 200%를 넘어선다.
시가총액 증가 속도도 지수 상승만큼 가팔랐다. 코스피 상장 시가총액은 지난해 5월 15일 2150조7490억원에서 이날 6480조원대로 불어났다. 1년 사이 4300조원 넘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은 376조4380억원에서 640조원대로 약 270조원 늘었다.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친 국내 증시 시가총액은 2527조1870억원에서 7120조원 수준으로 확대됐다. 1년 만에 국내 증시 몸집이 4600조원 커진 셈이다.
초고속 랠리의 중심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있었다. 삼성전자는 1년 전 5만7400원에서 이날 장중 28만4500원으로 395.64% 올랐다. SK하이닉스는 20만6000원에서 장중 197만원으로 856.31% 급등했다. 1년간 거래대금도 삼성전자가 769조9510억원, SK하이닉스가 651조7570억원에 달했다. 두 종목을 합친 거래대금만 1421조7090억원이다. 지수 상승이 단순한 유동성 장세가 아니라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이익 재평가를 중심으로 전개됐다는 의미다.
반도체 주변주와 AI 인프라 관련주도 증시 체급 확대에 가세했다. 한미반도체는 8만3800원에서 이날 장중 39만9000원으로 376.13% 상승했고, 삼성전기는 12만6300원에서 110만5000원으로 774.90% 뛰었다. SK스퀘어는 10만3500원에서 118만2000원으로 1042.03% 급등했다. 두산에너빌리티도 3만1300원에서 11만4400원으로 265.50% 올랐고, 현대차는 19만7100원에서 76만9000원으로 290.16% 상승했다. 반도체 주도주가 지수 상단을 연 뒤 AI 서버, 전력, 부품, 지주, 자동차 등으로 수급이 확산한 흐름이다.
대기성 자금도 빠르게 증시로 유입됐다. 투자자예탁금은 13일 기준 137조1200억원으로 급증했다. 1년 전보다 80조원 넘게 올랐다. 주식거래 활동 계좌 수도 1억606만4010개로, 1년 사이 1천603만6114개, 연초 이후 777만2862개 늘었다.
거래대금도 1년 전과는 다른 수준으로 올라섰다. 코스피 시장 거래대금은 지난해 5월 15일 7조2540억원에서 이날 22조1990억원으로 늘었다. 전날인 14일에는 51조6970억원까지 치솟았다. 지수가 장중 8000선을 넘는 과정에서 차익실현과 추격매수가 동시에 맞물리며 거래 규모가 크게 확대된 것이다.
다만 과열 우려도 증가했다. 신용거래융자 전체 잔액은 13일 36조74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증권가는 코스피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고 전망한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가운데 골드만삭스는 코스피가 연내 9000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고, 씨티그룹은 8500, 모건스탠리는 9500을 각각 예상했다.
국내 증권사에선 현대차증권이 연내 코스피 목표치로 9750을 제시한 데 이어 NH투자증권이 9000, 대신증권이 8800을 각각 제시했다. KB증권은 올해 코스피 목표 지수를 1만500으로 40% 상향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 시장은 역사상 가장 강했던 ‘3저 호황’보다 더 빠르고 강하다”라며 “중심에는 ‘AI투자’에서 비롯된 실적 추정치 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코스피 실적 전망치의 상향 속도가 지수 상승 속도를 크게 앞선 가운데, 밸류에이션 부담도 동시에 완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