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휴가 시즌을 앞두고 항공유 가격 상승에 따른 유류할증료 급등이 가계 여행비 부담의 최대 변수로 부상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달 발권하는 국제선 항공권의 유류할증료는 지난달 18단계에서 15단계 오른 33단계가 적용된다. 이는 2016년 유류할증료 거리 비례제가 도입된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이다.고물가 여파로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이 여행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자, 여행업계는 고정가 상품 출시와 수수료 면제 혜택을 내걸며 위축된 수요를 되살리기 위한 ‘가격 방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최근 유가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국내외 항공권 가격의 구성 요소 중 하나인 유류할증료가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대한항공의 5월 기준 국내선 유류할증료는 편도 3만4100원으로 책정되었다. 이를 기준으로 4인 가족이 제주도 왕복 여행을 떠날 경우, 순수 항공권을 제외한 유류할증료로만 27만2800원을 지불해야 한다.
국제선의 상황은 더욱 엄중하다. 거리 비례제에 따라 노선별 편도 기준 7만5000원에서 최대 56만4000원까지 책정되면서, 미주나 유럽 등 장거리 노선의 경우 유류세가 웬만한 단거리 왕복 항공권 가격과 맞먹는 수준에 도달했다. 이는 해외여행을 계획하던 소비자들에게 직접적인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항공료 불확실성이 커지자 여행사들은 예약 시점의 가격을 끝까지 유지하는 '가격 확정형' 기획전을 앞다투어 내놓고 있다. 통상 패키지 여행은 항공권 발권 시점의 유류할증료를 사후 정산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으나, 최근에는 여행사가 인상분을 직접 부담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특히 단가 자체가 높은 장거리 노선 상품에서 이러한 경향이 뚜렷하다. 여행사들은 항공사와 사전에 좌석을 대량 확보하는 '하드 블록(Hard Block)' 계약을 통해 유류세를 선제적으로 고정하거나 자체 마진을 줄여서라도 "추가 결제 없는 여행"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장거리 여행객 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불안정한 경기 상황 속에서 올여름 여행 소비의 기준은 '목적지'에서 '확정 가격'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여행지의 매력도보다는 최종 결제 금액이 예산 범위 내에서 통제 가능한지를 최우선 순위로 고려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단거리 인기 지역인 동남아 노선에서는 예약 부담을 최소화하는 유연한 환불 정책이 등장했다. 출발 2주 전까지 취소 수수료 없이 100% 환불을 보장하는 상품이 대표적이다. 이는 고비용 부담으로 결정을 망설이는 고객들에게 ‘일단 예약하고 상황을 지켜보라’는 식의 심리적 안전장치를 제공함으로써, 성수기 예약 이탈률을 낮추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