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지구 6바퀴 반 감는다⋯세계 1위 생분해성 봉합원사 생산기지

입력 2026-04-3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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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6-04-29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K헬스케어 엔진을 가다]⑬삼양바이오팜⋯25㎞ 봉합원사 50여개국 공급하는 MD공장

▲삼양바이오팜 MD공장에서 고분자 중합 합성 후 칩 형태로 만들어진 봉합원사의 원료. (그래픽=손미경 기자)
▲삼양바이오팜 MD공장에서 고분자 중합 합성 후 칩 형태로 만들어진 봉합원사의 원료. (그래픽=손미경 기자)

대전역에서 북쪽으로 차를 달려 약 30분. 하얀 외벽의 네모반듯한 건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수술에 필수적인 생분해성 봉합사가 만들어지는 삼양바이오팜 MD공장이다.

삼양바이오팜은 봉합원사 판매량 기준 전 세계 1위 기업이다. 본지에 언론 최초로 내부가 공개된 MD공장에서는 연간 25만㎞의 봉합원사를 생산한다. 지구를 6바퀴하고도 반이나 더 돌 수 있는 길이다.

생분해성 봉합사는 수술이나 상처를 봉합할 때 쓰는 의료기기로, 몸에서 자연적으로 녹아 없어지는 소재다. 생체 흡수성 고분자 물질 제조 역량을 보유한 삼양그룹이 1993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산학협력을 통해 국내 처음으로 개발에 성공하면서 당시 수입에 의존하던 생분해성 봉합사를 국산화했다.

폴리글리콜라이드(PGA)와 같은 생분해성 고분자 물질은 우리 몸 안에서 물이나 이산화탄소처럼 해롭지 않은 물질로 분해 및 흡수된다. 삼양바이오팜도 PGA가 물과 반응하면 분해되는 원리를 활용해 봉합원사를 만든다. PGA 외에도 젖산-글리콜산 중합체(PGLA), 폴리디옥사논(PDO), 폴리글리콜산 카프로락톤(PGCL) 등 여러 생분해성 고분자 물질이 봉합사 생산에 사용되고 있다.

▲23일 대전 삼양바이오팜 MD공장에서 중합 공정에 투입하기 전 봉합원사 원료를 보관 조건에 맞춰 유지 및 관리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23일 대전 삼양바이오팜 MD공장에서 중합 공정에 투입하기 전 봉합원사 원료를 보관 조건에 맞춰 유지 및 관리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공장에 들어서 먼저 3층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방진가운과 방진화, 헤어캡을 착용하고 안쪽으로 들어서자 투명한 액체가 담긴 둥그런 모양의 유리병이 눈에 들어왔다. 액체는 삼양바이오팜이 자체 생산한 생분해성 고분자 물질의 원료다.

원료를 중합해 만든 생분해성 고분자 물질에 압력을 가하면 2~3mm 크기의 칩이 된다. 칩은 마치 곡식 알갱이 같은 형태다. 건조가 쉽고 일정한 굵기의 실이 나올 수 있도록 작고 균일한 점이 특징이다. 이 생분해성 고분자 칩을 녹여 가닥가닥 실을 뽑는다.

공장을 안내한 양경준 삼양바이오팜 생산2파트장은 “잔류 물질을 제거해 순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순도가 떨어지면 머리카락보다 얇은 실이 되는 과정에서 끊어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23일 대전 삼양바이오팜 MD공장에서 멀티 필라멘트 봉합원사의 브레이딩 공정이 진행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23일 대전 삼양바이오팜 MD공장에서 멀티 필라멘트 봉합원사의 브레이딩 공정이 진행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봉합원사는 가는 실 여러 가닥을 땋아 하나로 만드는 ‘멀티 필라멘트’(Multi-Filament)’와 실 한 줄로 이뤄진 ‘모노 필라멘트(Mono-Filament)’로 나뉜다. 멀티 필라멘트는 부드럽고 유연해 근육, 피하층 등의 연조직이나 정밀한 봉합이 필요한 부위에 사용된다. 모노 필라멘트는 표면이 매끈하고 빈틈이 없어 세균 감염 위험이 있는 부위에 쓰인다.

멀티 필라멘트의 핵심 공정인 브레이딩(braiding·편조)은 2층에서 펼쳐졌다. 쉬지 않고 기계가 돌아가는 소음이 귀를 자극했다. 눈에 따라가기 어려운 속도로 8~16가닥을 꼬아 하나의 봉합원사로 만들어내고 있었다. 기계마다 조금씩 속도의 차이가 있는데, 속도가 빠를수록 더 굵은 봉합원사가 된다.

▲23일 대전 삼양바이오팜 MD공장에서 양경준 생산2파트장이 포장 전의 봉합원사 제품을 들고 설명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23일 대전 삼양바이오팜 MD공장에서 양경준 생산2파트장이 포장 전의 봉합원사 제품을 들고 설명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1층에서는 모노 필라멘트가 생산되고 있었다. 실을 잡아당기는 연신 공정을 거치면서 점차 더 얇고 강한 형태로 변했다. 손으로 만져본 모노 필라멘트는 액체 원료에서 시작했단 점을 떠올리기 어려울 정도로 가늘고 질긴 실의 형태였다.

멀티 필라멘트와 모노 필라멘트 모두 일정 온도의 열을 가하는 열처리 공정을 거친다. 유연성과 인장 강도 간의 밸런스를 맞춰 형태와 물성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다. 이어 거칠거칠한 표면을 정돈하거나 항균 물질을 도포한다. 특히 멀티 필라멘트는 여러 가닥의 실이 교차한 만큼 미세한 틈이 있고 표면이 거칠어 코팅이 필수적이다.

▲삼양바이오팜 봉합원사 제품 ‘트리소브’ 제품. 고이란 기자 photoeran@
▲삼양바이오팜 봉합원사 제품 ‘트리소브’ 제품.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렇게 생산된 봉합원사는 자동 검사실에서 이상 여부를 검사하고 차광 밀봉 포장해 수분을 완전히 제거한다. 완성된 봉합원사는 캔에 담겨 수출길에 오른다. 삼양바이오팜 MD공장의 봉합원사는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 전 세계 50여 개국, 200여 개 업체에 공급된다. 다양한 상처와 부위, 장기의 종류에 따라 인장 강도와 분해 속도를 달리한 15종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완비해 글로벌 고객사들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다.

MD공장에서 만난 변정규 삼양바이오팜 매니저는 “봉합원사 글로벌 1위란 점이 가장 큰 자부심”이라며 “환자와 인류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라고 강조했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수술용 봉합사 시장은 2030년 64억6000만달러(약 9조5000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구 고령화로 수술 건수가 늘고 최소침습수술이 확대하면서 성장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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