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차세대 성장동력이 항노화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이를 먹거리로 판단한 빅파마·빅테크의 투자와 연구개발(R&D)이 확대되는 가운데, K바이오도 치료 전략과 기술 확보에 뛰어들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미국 바이오기업 턴바이오테크놀로지스의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노화 질환 치료제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턴바이오는 앞서 대웅제약의 자회사 한올바이오파마가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한 회사로, 공동연구를 통해 노화성 질환 치료제의 개발 가능성을 모색해왔다.
턴바이오의 ERA(Epigenetic Reprogramming of Age) 플랫폼은 노화된 세포에 mRNA 형태의 리프로그래밍 인자를 전달해 세포 고유 특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기능을 더 젊고 건강한 상태로 회복시키는 ‘부분 리프로그래밍’ 기술이다. 기존의 완전 리프로그래밍이 세포 정체성 손실 등 한계를 갖는 것과 달리 기능 저하만 선택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대웅제약은 플랫폼 인수를 계기로 그룹 차원의 노화 질환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노화 관련 안과·청각질환 등 다양한 적응증으로 연구를 확장할 계획이다. 박성수 대웅제약 대표는 “노화 질환의 근본 원인에 접근할 수 있는 차세대 치료 전략을 고도화하고 글로벌 수준의 연구개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바이오기업들은 이미 항노화 관련 임상에 진입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면역항암제 ‘GI-102’와 관계사 지아이롱제비티의 마이크로바이옴 후보물질 ‘GIB-7’을 병용 투여해 면역·근력·뇌인지 기능 등 노화 관련 핵심 생체지표를 평가하고 건강수명 연장 가능성을 알아보는 임상 2a상 시험을 한국과 호주에서 진행 중이다.
GI-102는 저용량에서 NK세포를 선택적으로 증식 및 활성화시키는 특징이 있다. NK세포는 노화세포를 제거하는 데 핵심적인 면역세포로 노화 지연 및 신체 기능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GIB-7은 특허 균주 3종과 한방 원료를 조합한 프리미엄 신바이오틱스(Synbiotic) 제품으로, 전임상 노화 마우스 모델에서 △장내 유익균 증가 △생체 시계 조절 △근력 향상 등의 효과를 확인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해당 연구로 다음 달 글로벌 과학 경연 ‘엑스프라이즈 헬스스팬(XPRIZE Healthspan)’ 결승 진출에 도전한다. 총 상금 1500억원이 걸린 대회다. 회사는 준결승팀에 선정되면서 25만달러(약 3억7000만원) 규모의 지원금을 확보했다.
세포·유전자치료제(CGT)를 개발하는 이엔셀은 핵심 신호전달 체계인 ‘일차 성모(Primary Cilia)’ 기능을 복구·강화하는 독자적 기전의 일본 특허를 등록했다. ‘세포의 안테나’로 불리는 일차 성모는 외부 환경의 신호를 감지해 세포의 생존과 분화를 조절하는 핵심 기관으로, 이 기능이 퇴화하면 세포 노화 및 각종 난치성 질병에 노출된다.
이번 특허 기술은 이 안테나를 다시 세워 주변 세포 본연의 재생 및 신호 전달 기능을 근본적으로 회복시키는 효과를 입증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를 토대로 일본에서 하이엔드 재생의료 및 항노화 사업에 도전한다.
이엔셀은 근감소증 치료제 후보물질 ‘EN001’의 임상 1/2상 IND 변경 승인을 획득하면서 원천 기술 확보와 신약 파이프라인 가동을 병행하고 있다. 근감소증은 나이가 들면서 근육의 양과 근력, 신체 기능이 크게 저하되는 대표적인 노화성 질환이다.
전 세계적인 고령화와 기대수명의 증가로 항노화에 관한 관심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프레시던스 리서치(Precedence Research)에 따르면 글로벌 항노화 시장은 2025년 779억달러(117조원)에서 2034년 1409억달러(212조원) 규모로 확대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