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발간한 보고서 ‘한국의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웰빙’에 따르면 2020년 기준 20~29세 한국 청년의 81%가 부모와 함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OECD 평균은 2022년 기준 약 50% 수준이다.
OECD는 이 수치를 기반으로 한국 청년들이 경제적 독립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구조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한국의 경제 성장이 국민 삶의 질로 충분히 이어졌는지를 평가하면서, 청년의 성인기 전환 지원을 핵심 과제 중 하나로 제시했다.
문제는 이 수치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OECD에 따르면 한국 청년의 부모 동거 비율은 2006년 79%에서 2020년 81%로 큰 변화가 없다. 이는 청년 세대의 가치관 변화라기보다, 교육·취업을 거쳐 독립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원활하지 않은 구조가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더군다나 취업을 하더라도 주거비를 감당하기엔 부담스러운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8월 임금 정보 플랫폼 ‘그룹바이’가 통계청·고용노동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5년 기준 만 25~29세 사회초년생의 중위 연봉은 세전 3380만원으로, 월 소득으로 환산하면 약 280만원 수준이다.
주거비 부담도 컸다. 23일 부동산 플랫폼 ‘다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바탕으로 ‘3월 서울 원룸 임대 시장 동향’을 분석한 결과 전용면적 33㎡ 이하 연립·다세대 원룸의 평균 월세는 보증금 1000만원 기준 71만원이었다. 2월보다도 5.2%(4만원) 올랐다.
독립을 위한 주거 비용이 청년 개인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국무조정실의 ‘2024년 청년의 삶 실태조사’에서 청년들은 가장 필요한 주거정책으로 △주택구입자금 대출(31.3%) △전세자금 대출(25.0%) △월세 등 주거비 지원(20.7%) △공공임대 공급(14.9%) 순으로 많은 응답을 보였다.

다만 국가별 차이는 크다. 유럽연합 통계청은 2024년 기준 핀란드는 평균 21.4세, 덴마크는 21.7세, 스웨덴은 21.9세에 부모 집을 떠난다고 보도했다. 반면 크로아티아,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은 평균 30세 안팎이었다.
차이를 만드는 요소 중 하나는 공공·사회임대주택이다. OECD 자료에 따르면 사회임대주택은 OECD 전체 주택 재고의 평균 7%, EU 평균 8% 수준에 달한다. 특히 오스트리아, 덴마크, 네덜란드에서는 사회임대주택 비중이 전체 주택 재고의 20%를 넘었다. 한국은 호주, 캐나다, 독일, 일본, 미국 등과 함께 사회임대주택 비중이 2~10% 수준인 국가군으로 분류됐다.
결국 한국 청년의 부모 동거율 81%는 ‘독립하지 않는 청년’의 문제라기보다 ‘독립이 어려운 구조’의 영향으로 해석된다. 일자리, 월세 부담, 자산 형성의 어려움이 맞물리면서 독립이 개인의 선택을 넘어 구조적 조건의 영향을 크게 받는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해외 역시 청년 주거난이 심화하고 있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사회주택, 임대 안정성, 지역 커뮤니티 등 독립 이후 삶을 지탱하는 제도적 장치가 비교적 갖춰져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OECD는 이번 보고서에서 단순히 성장률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성장의 성과가 청년의 고용 안정, 주거 접근성, 금융 안정, 사회적 연결망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청년 독립 문제를 개인의 선택이 아닌 고용·주거·자산 형성 등 구조적 요인과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