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 평균 6건. 서울과 경기에서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넉 달 동안 적발된 주택 이상 거래를 단순 계산하면 이 정도다. 주택시장에서의 부정거래가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수치다. 하지만 특정 시기의 일탈로 넘기기도 힘든 수준이다. 부정거래가 시장 한켠에서 반복되는 거래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부정거래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문제의 성격이 더 또렷해진다. 법인 자금을 끌어다 개인 주택을 매수하고 가족 간 저가 거래에 전세 계약을 끼워 자금을 이전한다. 계약일과 가격을 허위로 신고하는 사례도 있다. 형태는 다르지만 방향은 같다. 규제를 피해 자산을 옮기고 세 부담을 줄이려는 시도다. 시장에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유사한 거래가 이뤄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편법을 통한 자산 이전이 하나의 거래 방식으로 굳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부정거래는 시장 가격을 왜곡한다. 저가 거래와 편법 증여가 섞이면 실거래가가 정상 가격을 반영하지 못한다. 신고가와 급락가가 뒤섞이며 기준이 흐려진다. 이는 시장 기능을 약화하고 가격 형성 구조를 흔든다.
무엇보다 이런 거래는 단순히 당사자 간 문제를 넘어 시장 전체에 왜곡된 신호를 퍼뜨린다. 편법 거래가 가격에 반영되면 정상 거래 역시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 실수요자는 왜곡된 데이터를 기준으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비정상적인 가격이 뒤섞인 거래가 이뤄지는 시장은 안정을 기대할 수 없다.
공정성도 훼손된다. 대출 등에 대한 규제와 세 부담은 대부분 수요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 하지만 일부가 법인과 가족을 통해 우회하면 같은 시장에서 다른 규칙이 작동하게 된다. 규제를 지키는 쪽이 오히려 불리해지는 처지에 놓인다. 이는 수요자들을 규제를 피하는 방식으로 움직이게 만든다. 세금 질서도 흔들린다.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하는 이들만 불리해지는 구조는 장기적으로 조세 체계 전반에 대한 신뢰를 훼손한다.
학습 효과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편법 거래가 끊이지 않고 일어나는데도 제재가 약하면 시장은 이를 위험한 탈선이 아니라 활용 가능한 수단으로 받아들인다. 이렇게 굳어진 풍토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부정거래를 끊어내지 못하면 시장은 점점 더 비정상적인 방식에 익숙해진다.
부정거래는 대출과 세제 정책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오히려 규제가 강해질수록 움직일 통로는 좁아지고 이를 돌파하려는 수요는 다른 길을 찾는다. 결국, 필요한 것은 집행력이다. 부정거래에 대해 명확한 기준과 강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 적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억제 효과를 낼 수준이어야 한다. 시장 질서는 엄정한 집행으로 완성된다.
부동산 시장 정상화는 늘 가격과 공급 중심으로 논의된다. 하지만 그 이전에 짚어야 할 것이 있다. 시장의 룰이다. 공급을 아무리 늘려도 거래 질서가 무너진 시장에서는 정책 효과가 온전히 작동하기 어렵다. 시장 질서는 참여자에게 예측 가능성을 높여주고 합리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힘이다. 예외와 우회로가 일상화된 곳에서는 정해진 규칙을 따라야 할 이유가 없다. 부정거래를 잡지 못해 ‘법대로 하는 사람이 손해 보지 않는다’는 상식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부동산 시장의 정상화도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