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여파로 항공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내 항공사들이 초비상에 걸렸다. 이미 주요 항공사들은 국내선·국제선 감편에 나선 가운데 다음 달에도 추가 노선 축소 가능성이 제기되며 수익성 악화가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2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 11곳 중 대한항공과 파라타항공을 제외한 9곳(아시아나항공·티웨이항공·제주항공·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이스타항공·에어프레미아·에어로케이)이 본격적인 노선 감축에 들어간 상황이다. 중동 전쟁이 장기화함에 따라 국내 항공사들의 비운항 결정이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감편은 저비용항공사(LCC)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진에어는 괌, 클라크, 냐짱, 세부 등 주요 휴양지 노선을 중심으로 운항을 줄였고, 에어프레미아도 로스앤젤레스(LA), 샌프란시스코 등 미주 노선을 포함해 동남아 노선까지 일부 운항을 축소했다. 에어부산은 부산발 괌·다낭·세부 노선을 줄였고, 이스타항공은 인천~푸꾸옥 노선을 대폭 축소했다. 에어로케이 역시 일본·동남아 노선을 중심으로 단계적인 감편에 들어갔다.
중견·대형 항공사도 예외는 아니다. 아시아나항공과 티웨이항공 역시 일부 노선 운항을 조정하며 수익성 방어에 나섰다. 아시아나항공은 다음 달까지 중국과 캄보디아 4개 노선에서 총 14회 운항을 줄이고, 티웨이항공도 인천~푸꾸옥 노선을 감편했다.
이 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항공유 가격 급등이 있다. 항공유는 항공사 운영비의 약 30%를 차지하는 핵심 비용으로, 국제 유가 상승이 곧바로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 지난달 기준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 평균 가격은 각각 배럴당 94달러, 100달러 수준으로, 1~2월 평균(60~70달러대) 대비 약 1.5배 이상 상승했다.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항공유 가격이 단기간 급등하면서 항공사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비용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대한항공·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은 이달부터, 아시아나항공과 티웨이항공은 지난달부터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티웨이항공은 객실승무원을 대상으로 5~6월 희망자에 한해 무급휴직 신청을 받는 등 인건비 절감에도 나선 상태다.
항공업계에서는 전쟁 장기화 시 현재 수준의 감편이 다음 달 이후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수익성이 낮은 단거리와 동남아 노선을 중심으로 추가 구조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비용 부담을 견디기 어려운 노선부터 줄이는 단계”라며 “유가가 안정되지 않으면 감편이 더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