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대 청년층의 소비 행태가 코로나19 전후를 기점으로 달라진 것으로 분석됐다. 수십 명이 함께 술자리를 갖던 대학가와 직장 내 단체 소비 문화는 약화한 반면, 개인의 만족과 신념을 중시하는 소비가 주요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는 진단이다.
본지 김지영 기자와 손윤희 간호학 박사는 22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이투데이TV 'T 같은 F'(연출 김성현)에 출연해 20대의 지출 양상을 분석했다. 이들은 최근 20대 소비가 단순히 위축된 것이 아니라, 돈을 쓰는 대상과 방식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대학 엠티(MT)나 단체 회식처럼 소속 집단을 중심으로 한 소비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개인의 취향과 경험을 우선하는 소비가 두드러졌다고 봤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로는 과시 소비의 분화가 제시됐다. 김 기자와 손 박사는 주거비 부담 확대 등으로 불필요한 과시 소비를 줄이고 혼자만의 소박한 일상을 선택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반면 해외여행, 캠핑, 고급 오마카세 등 특별한 경험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기 위해 비용을 아끼지 않는 소비도 확산했다고 설명했다. 물건을 소유해 드러내기보다 경험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과시 소비의 성격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대학가와 직장 내 단체 소비 문화의 약화로도 이어졌다고 봤다. 과거에는 20~30명 단위로 떠나는 대학 엠티나 단체 회식에 비용을 나눠 쓰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20대는 같은 돈을 마음이 맞는 한두 명의 지인과 고급 식당을 찾는 데 쓰거나, 혼자 일본 등 해외여행을 떠나는 데 쓰는 방식을 더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집단 활동보다 소수 관계나 개인 경험에 더 높은 가치를 두는 소비 성향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인간관계와 결합된 소비 방식도 달라졌다고 짚었다. 김 기자와 손 박사는 최근 20대가 기존 소속 집단이나 지인들과 다 같이 모여 소비하는 일을 피로하고 불편하게 느끼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타인의 눈치를 보며 시간과 돈을 쓰기보다, 자신의 취향과 일정에 맞는 소비를 선택하려는 심리가 강해졌다는 것이다.
다만 이들이 관계 맺기 자체를 피하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지속적인 관계에서 오는 부담은 줄이려 하지만, 낯선 사람들과 일회성으로 어울리는 데에는 비교적 개방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 커뮤니티를 통해 처음 만난 사람들과 '경찰과 도둑' 게임을 즐기거나, 혼자 방문해도 낯선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도록 기획된 펍이 인기를 얻은 현상도 이 같은 흐름으로 풀이했다.
소비를 통해 개인의 신념을 드러내는 흐름도 20대 소비의 주요 축으로 꼽았다. 텀블러와 에코백을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생활 실천에 참여하는 등 사회적 가치와 환경을 고려한 가치소비에 적극적이었다는 설명이다. 이는 단순한 절약이나 유행 추종이 아니라, 소비를 자기표현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향과 맞닿아 있다고 분석했다.
온라인에서 시작된 유행 소비의 주기가 짧아진 점도 특징으로 제시했다. 탕후루와 두바이 초콜릿처럼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빠르게 확산한 먹거리 유행은 한두 달, 짧게는 십여 일 만에 관심이 식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콘텐츠 확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20대의 유행 소비 역시 짧은 기간에 집중적으로 나타났다가 빠르게 이동하는 구조로 바뀌었다는 분석이다.
김 기자와 손 박사는 대학가 상권 침체와 자영업 부진을 20대 소비 위축으로만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20대가 돈을 쓰지 않는 것이 아니라, 기존 상권과 단체 문화 중심의 소비에서 벗어나 개인 경험, 소수 관계, 가치 표현 중심으로 지출처를 옮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소비의 총량보다 소비가 향하는 방향을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