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간호조무사협회가 역할 확대를 요구하며 정책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통합돌봄 체계가 시행 초기 단계에 들어선 가운데 기존 인력 구조만으로는 현장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문제의식이 반영된 움직임으로 보인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는 23일 서울 마포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역 일차의료 및 통합돌봄 체계 내 간호조무사 활용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달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으로 지역 중심 의료·돌봄 체계 전환이 본격화된 가운데 현장에서는 인력 부족으로 정책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협회는 의원급 의료기관 간호인력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간호조무사가 지역 의료현장의 실질적 인력 기반임에도 제도적 제약으로 역할이 제한돼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700시간 특화 교육을 이수한 방문간호 간호조무사 등 즉시 투입 가능한 인력을 활용하면 재택의료, 방문건강관리 등 확대되는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곽지연 대한간호조무사협회 회장은 “2026년은 ‘지역 일차의료의 중심, 국민 곁에 간호조무사의 해’로 정했다. 지역 일차의료와 통합돌봄에서 간호조무사 활용과 역할 증대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협회는 6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주민의 건강한 내일, 간호조무사와 함께’를 주제로 6대 정책 실천 과제를 제시했다. 주요 내용은 △통합돌봄 체계 내 간호조무사 역할 명문화 △장기요양기관 처우개선비 지급 △어린이집 간호인력 장기근속수당 지급 △의료취약지 의원급 의료기관 간호인력 지원 △보건소·보건지소 정원 확보 △지방공무원 채용 시 가산점 부여 등이다.
곽 협회장은 현행 인력 구조의 한계를 지적하며 “간호사와 함께 간호인력으로 묶여 있지만 실제 정책과 제도에서는 간호조무사가 소외되고 배제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협회는 지난해 간호법 시행으로 설립 52년 만에 법정단체 지위를 확보한 이후 정책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간호조무사 전문성 강화를 위한 교육 체계 개편을 주요 과제로 추진 중이다. 간호학원과 특성화고 중심으로 제한된 시험 응시자격을 개선하고 질 관리가 가능한 전문대학 기반 양성 체계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간호인력 양성 체계 개편방안 연구’를 발표했다. 간호조무사 204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해당 연구에서는 ‘형식적인 실습교육’(56%), ‘현장과 괴리된 교육과정’(53%), ‘자격시험 과목 개선 필요’(44%) 등이 주요 문제로 지적됐다. 응답자의 46%는 전문화된 교육훈련기관 도입이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그 이유로 ‘직업 전문성 강화’가 가장 많이 꼽혔다.
협회 관계자는 “94만 간호조무사의 권익을 스스로 지켜내고 전문 간호인력으로서 지역사회 통합돌봄 혁신을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