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법원 솜방망이 처벌이 담합 지속 요인" 비판적 발언도

검찰이 10조원대 전분당 담합 사건 수사 끝에 가담 혐의를 받는 3개사 임직원 24명을 재판에 넘겼다. 지난 13일 식품기업 대상 사업본부장 A씨의 구속기소에 이은 추가 불구속 기소다.
23일 오전 나희석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장은 담합 사건 수사 브리핑을 열고 “시장 1위 업체의 고위 임원 1명을 구속 기소한 것을 비롯해 오늘 회사 3곳(대상·사조·CJ제일제당) 및 각 회사의 대표이사 등 임직원 총 25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 업체가 2017년 7월경부터 2025년 10월경까지 국내 시장에서 각종 음식, 음료·주류, 과자, 가축 사료 등에 사용되는 전분당과 그 부산물 가격 인상과 인하를 사전에 합의하는 방식으로 담합을 진행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전체 담합 규모는 약 10조 1520억원이다. 전분당 가격 전반에 대한 담합 7조 2980억원대, 서울우유·한국야쿠르트·농심·오비맥주·하이트진로·포스코 등 대형 실수요처에 대한 입찰 담합 1조 160억원대, 부산물 가격 담합 1조 8380억원대 등이다.
검찰은 이들 업체가 제품별 가격 조정 시기와 폭을 합의한 뒤 거래처에 그 내용을 관철시켰고, 담합 사실을 숨기기 위해 각 업체별로 거래처에 제안할 가격 인상·인하 폭을 달리 하거나 공문 발송 시기를 서로 다르게 정하는 등으로 범행을 실행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담합으로 전분 가격은 최고 73.4%, 당류 가격은 최고 63.8%까지 인상돼 피해가 소비자에게 돌아간 반면, 전분당 4사의 매출액은 연 평균 24.5% 상승했다는 설명이다.
검찰은 ”강제수사 착수 후 60여일 만에 ‘8년간 약 10조 1520억원’이라는 국내 식료품 담합 중 역대 최대 규모 담합의 전모를 규명했다”면서 ”각 사의 대표이사까지 전부 범행에 가담한 고질적 담합 범행을 명확히 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지난 2월 대상·CJ제일제당·삼양사·사조CPK 등 전분당 4사와 사건 관계인을 압수수색했고 지난달 6일과 이달 1일, 20일 공정거래위원회에 세 차례 고발장을 접수했다.
다만 지난달 31일 법원에서 대상 임모 대표와 사조CPK 이모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한차례 기각됐고, 이달 14일 대상 임 대표에 대한 다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재차 기각되면서 이른바 ‘윗선 개입’혐의를 밝히는 수사에 차질을 빚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나 부장검사는 “구속을 할 정도로 범죄 혐의에 대한 충분한 소명이 없다는 이유로 기각한 법원의 결정은 존중하지만 수긍은 가지 않는다”면서 “대표이사들이 가격 인상에 대해서 논의를 했다는 여러 명의 진술이 교차로 확인돼있어 공소유지에는 전혀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법원이 이날 오전 ‘설탕 담합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CJ제일제당·삼양사 임직원에 대해 징역형 집행유예를 결정한 것을 두고도 “법원의 솜방망이 처벌이 담합을 계속할 수 있게 하는 요인이라고 생각한다”고 작심 발언하면서 “담합 범행의 규모, 범행의 악성, 유사 사건 처리 전례를 봤을 때 공감이 가지 않는 양형이라 당연히 항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