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체불보증보험·농업인안전보험·상해보험 적용…숙소 확충·인권점검으로 보호조치 강화

농촌의 만성적인 일손 부족을 덜기 위해 정부가 올해 상반기 외국인 계절근로자 9만3503명을 배정했다. 관련 제도 도입 이후 최대 규모다. 인력 공급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공공형 계절근로 운영을 확대하고 임금체불과 안전사고, 열악한 주거환경 문제까지 함께 손보겠다는 점에서 올해 농업 고용정책의 무게는 ‘확대’와 ‘보호’에 동시에 실린 것으로 풀이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3일 ‘2026년 농업고용인력 지원 시행계획’을 확정·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지난해 12월 마련한 ‘제1차 농업고용인력 지원 기본계획(2026~2030)’에 따른 첫해 시행계획이다. 공공부문 고용인력 공급 확대와 근로환경 개선이 핵심으로, 농식품부는 공공부문 고용인력 공급 비중을 2024년 51.2%에서 2030년 60.0%로 높이고 외국인 계절근로자 고용농가의 보험 가입 의무화도 추진하기로 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외국인 계절근로자 배정 규모다. 올해 상반기 배정 인원은 9만3503명으로 역대 최대다. 2021년 543명, 2023년 2만8683명, 2025년 7만7411명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가파르다. 공공형 계절근로 운영 농협도 지난해 90곳에서 올해 142곳으로 늘어난다. 배정 인원 기준으로는 5039명 규모다.
또한 농식품부는 공공형 계절근로 운영 농협의 부담도 덜어주기로 했다. 운영 농협에 소속된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노인장기요양보험 납부 의무를 제외하는 방향으로 복지부와 협의해 올해 상반기 중 관련 시행령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내국인 인력 유입 경로도 넓힌다. 지금까지 농촌인력중개센터와 도농인력중개플랫폼 중심이던 농촌 일자리 정보 제공 채널을 민간 일자리 중개플랫폼, 고용복지플러스센터, 다문화가족센터, 귀농귀촌지원센터까지 확대한다. 도시민 접근성을 높여 농번기 인력 수급의 숨통을 틔우겠다는 취지다.
시·군 간 인력풀 공유도 시범 도입된다. 농번기 수요가 높은 8개 시·군을 중심으로 1대 1 인력풀 공유 사업을 추진하고, 지방정부가 농업 고용인력 유치를 위해 낸 우수 사례와 아이디어도 발굴해 확산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외국인 근로자의 숙련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도 담겼다. 정부는 사과·마늘·딸기 3개 품목을 중심으로 기초 농작업 단어, 작업 요령, 안전수칙 등을 담은 교육자료를 베트남어, 캄보디아어, 라오스어, 필리핀어 등 4개 국어로 개발해 올해 12월부터 온라인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법무부와는 취업활동 기간과 기술 교육 이수 여부 등을 반영한 가칭 ‘농어업 숙련비자’ 신설도 협의 중이다.
또 농가가 먼저 안전상황을 점검하도록 절차를 바꿨다.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배정받으려는 농가는 사증발급인정서 신청 전에 지방정부에 농장 안전상황을 확인하는 안전체크리스트를 제출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이를 모바일 기반으로 개편해 활용도를 높일 방침이다. 농촌진흥청도 중대재해 관련 VR·4D 기반 안전교육 콘텐츠를 개발해 2027년부터 농가 교육에 활용할 계획이다.

인권 보호 조치도 강화된다. 농식품부는 농가와 외국인 계절근로자 간 원활한 의사소통을 돕기 위해 6개 국어로 된 ‘우리농장 소통가이드’를 상반기 중 제작·배포할 예정이다. 또 농식품부와 법무부, 노동부, 지방정부가 함께 인권 실태와 사업장·숙소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점검 결과에 따라 시정조치와 외국인 계절근로자 배정 제한 조치도 할 계획이다.
숙소 문제는 공급 확대와 정보 제공으로 풀기로 했다. 정부는 2022년부터 추진해 온 외국인 노동자 숙소 건립 사업을 계속 확대하는 한편, 올해부터는 농협 유휴시설 리모델링 10개소 사업도 새로 추진한다. 연내 도농인력중개플랫폼에는 지역별 펜션 등 숙소 임대 정보를 제공하는 ‘농업 노동자 숙소은행’도 개설할 예정이다.
보험 의무화 역시 올해 시행계획의 핵심이다.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고용한 농가는 임금체불보증보험과 농업인안전보험 가입이 의무화되며, 외국인 계절근로자에 대한 상해보험도 적용된다. 정부는 2027년 2월까지 계도기간을 두고 교육과 홍보를 병행할 방침이다.
윤원습 농식품부 농업정책관은 “올해 시행계획을 차질없이 이행해 농촌의 인력 부족 문제를 완화하고, 인권과 안전이 보장되는 농작업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