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 양산시 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를 둘러싼 '우리마트 법정관리' 사태가 확산되면서, 책임의 출발점이 어디냐를 둘러싼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기업 부실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누가 이 계약을 만들었는가’라는 질문으로 수렴되는 흐름이다.
22일 양산시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우리마트가 운영 중인 양산농수산물센터 관련 채권 규모는 약 140억 원에 달한다. 수십 곳 납품업체가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대 대금을 받지 못한 채 유동성 위기에 내몰린 상태다. 현장에서는 축산·수산 매대가 비는 등 유통 기능 자체가 흔들리는 징후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안을 단순한 ‘현재의 위기’로만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우리마트는 2024년 양산시와 재계약을 맺고 2027년까지 센터를 운영하기로 했다. 이 계약은 ‘5년+3년 연장’ 구조로 설계돼, 중도 개입이 사실상 제한되는 형태다. 실제로 그간 대금 지급 지연 등 이상 징후가 반복됐음에도, 계약 구조상 강제 조치가 쉽지 않았다는 것이 행정 내부의 설명이다.
국민의힘 나동연 양산시장 후보는 "우리마트 건과 관련해 제보와 문제 제기가 있어 두 차례 감사도 진행했지만, 계약이 ‘5+3년’ 구조로 묶여 있어 행정이 손을 쓸 수 있는 여지가 제한적이었다”며 “이미 법원의 회생 절차가 개시된 만큼, 이제는 피해 최소화와 정상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측은 재계약 과정의 검증 책임을 다시 끌어올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조문관 후보는 “당시 경영 상태와 대금 지급 능력 등을 충분히 검토했어야 했다”며 행정 책임론을 제기했다.
현장 피해는 이미 현실화됐다.
납품업체들은 최소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대 자금이 묶였고, 법원의 보전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으로 채권 회수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회생 여부 판단까지 수개월이 소요되는 만큼, 영세업체일수록 버티기 어려운 구조다.
한 납품업체 관계자는 “예전부터 대금 지급이 불안정했는데 결국 터질 게 터진 것”이라며 “문제는 이런 업체가 공공 유통시설을 맡게 된 과정”이라고 말했다.
양산시는 비상대책반을 꾸리고 피해 접수와 법률 지원에 나섰지만, 실질적인 보전 대책은 아직 초기 단계다. 행정이 사후 대응에 머물고 있다는 비판도 동시에 제기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지금의 위기는 현재의 행정이 만든 것이 아니라 과거의 결정이 누적된 결과”라며 “책임의 출발선이 어디인지 분명히 짚지 않으면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