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산은 하루도 멈출 수 없는 삶의 현장이다. 가축을 돌보고 시설을 관리하며 사료를 준비하는 모든 과정이 이어지는 그곳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의 안전’이다. 아무리 생산성이 높고 경영이 안정적이라 하더라도, 그 출발점에서는 반드시 안전이 전제돼야 한다.
그러나 최근 축사 지붕 작업 중 발생한 추락사고로 안타까운 인명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익숙한 작업이라는 이유로, 혹은 잠시의 방심으로 발생한 사고들이 소중한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반복되는 사고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위험을 충분히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3월 10일, 인천 강화군의 한 축사에서 태양광 패널 설치를 준비하던 50대 작업자가 지붕에서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고, 그보다 앞선 시기에는 전남 해남의 한 축사에서 지붕 보수 작업 중이던 작업자가 6m 아래로 떨어져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러한 사고는 특정 지역이나 특정 작업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축산 현장 전반에서 언제든 반복될 수 있는 위험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축산 현장은 다양한 위험 요인이 공존하는 작업 환경이다.
소 사육 농가에서는 어미 소의 보호 본능으로 인한 돌진이나 뒷발질 사고가 발생할 수 있고 물기와 분뇨로 인한 미끄럼 사고도 빈번하다. 양돈 농가에서는 분뇨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황화수소 등 유해가스로 인한 질식 위험이 있으며, 양계 농가 역시 미세먼지와 암모니아 가스에 장기간 노출되는 환경 속에서 건강과 안전의 위협에 놓여 있다.
이처럼 축종과 환경은 다르지만 현장에서의 안전은 결국 작은 실천에서부터 시작된다.
작업 전 시설과 장비를 한 번 더 점검하고 위험한 작업은 2인 1조로 수행하는 기본 원칙을 지키는 것, 안전모와 안전화, 보호 장갑을 착용하는 습관을 갖는 것, 밀폐공간 작업 시 환기와 가스 농도를 반드시 확인하는 것과 같은 기본적인 실천이 사고를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특히 축사 지붕과 같은 고위험 작업에서는 발판 설치와 안전대 착용, 작업 전 위험 요인 확인과 같은 기본적인 준비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은 현장에서 반복되는 사고를 줄이기 위해 사고 사례와 예방 수칙을 정리해 알리고 있으며 현장에서 바로 실천할 수 있는 안전관리 기술과 정보를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있다. 아울러 농가 여건에 맞는 안전관리 방법을 제시하고 현장 중심의 기술지원과 교육을 통해 농업인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 가고자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매뉴얼이 아니라 현장에서의 실천이다.
사고는 한 번의 방심에서 발생하지만 예방은 반복된 실천에서 만들어진다. 작업 전 한 번 더 확인하고 보호장비를 갖추며 위험 요인을 미리 제거하는 작은 행동이 결국 생명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이러한 작은 실천이 일상이 될 때 비로소 사고는 줄어들고 안전은 문화로 자리 잡게 된다.
축산업의 지속가능성은 생산성 이전에 사람의 안전에서 시작된다. “이 정도면 괜찮겠지”라는 생각 대신 “기본사항을 확인했는가”를 먼저 묻는 작업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 현장에서 일하는 모든 분들께서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꼭 지켜주시길 당부드린다. 국립축산과학원도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안전관리 기술과 지원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