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82억원 중 45억원이 해외자산⋯금융자산 98%가 외화
"환율 뛸수록 자산 규모 확대"⋯한은 총재 역할과 이해충돌
다주택 공직자 배제 방침 속 강남 아파트 등 국내외 3채 보유
이달 인사청문회를 앞둔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재산을 둘러싼 공방이 벌써부터 뜨겁다. 해외 장기 체류 과정에서 취득한 외화자산이 전체 자산의 절반을 넘어 국내 외환시장을 관리해야 하는 입장에서 이해관계 충돌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여기에 현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 수위를 연일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강남 아파트 등을 소유한 다주택자라는 점 등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6일 국회에 제출된 신현송 한은 총재 후보자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신 후보자와 배우자, 장남 명의의 재산으로 총 82억4102만원을 신고했다. 이는 신 후보자가 청와대 국제경제보좌관으로 재직하던 2010년 공개된 규모(22억2351만원)와 비교하면 4배 가량 증가한 것이다. 신 후보자의 모친은 재산공개 고지를 거부했고 결혼한 장녀는 재산 등록 대상에서 제외됐다.
재산 세부내역을 살펴보면 신 후보자가 신고한 해외자산이 45억7472만원으로 전체의 55.5%를 차지했다. 특히 금융자산 46억4708만원 중 대부분(98%)은 다국적 금융자산으로 구성됐다. 이 중 신 후보자 본인의 외화예금은 20억3654만원으로 나타났다. 외화예금은 △미국 달러화 △영국 파운드화 △유로화 △스위스 프랑 등으로 보유 중이었다. 이에 더해 영국 국채에도 15만 파운드(약 3억208만원) 가량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국적의 배우자 역시 대부분 외화로 구성된 예금 18억5692만원 상당을 보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국적의 장남(1996년생)은 외화 예금 8239만원과 해외 주식 2861만원을 신고했다. 신 후보자의 외화 자산 평가액은 환율 급등기를 맞아 단기간에 크게 올랐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올해 초 1400원 중후반대였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1530원대까지 상승했다.
신 후보자의 경우 영국 옥스퍼드대·런던정경대(LSE)·프린스턴대 교수, 국제결제은행(BIS) 국장 등 해외에서 약 44년간 경력을 쌓은 국제통이다. 이때문에 외화자산의 보유는 일정 부분 불가피하나, 환율 관리에 나서야 할 한은 총재가 환율 급등 시 수익이 나는 외화자산을 상당 규모로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직무 상 이해충돌에 위배된다는 시선도 높다. 신 후보자는 최근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 당시 환율 수준에 대해 "환율 레벨은 큰 의미가 없다"고 발언해 원화 약세를 용인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은 바 있다.
이밖에 신 후보자가 주택 3채를 보유 중인 다주택자라는 점 역시 또다른 쟁점으로 꼽힌다. 신 후보자는 서울 강남구 동현아파트(15억900만원)와 종로구 디팰리스 오피스텔(18억원)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배우자는 미국 일리노이주 아파트(2억8494만원)를 자녀와 공동으로 소유 중이다.
문제는 현 정부 기조가 부동산 다주택자 규제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에는 다주택 공직자에 대한 관련 업무배제 방침도 천명했다. 이 대통령은 X(옛 트위터)를 통해 "주택과 부동산 정책의 논의·입안·보고·결재 과정에서 다주택자와 비거주 고가 주택 소유자, 부동산 과다 보유자를 배제하도록 지시했다"고 언급했다. 정부의 이 같은 방침 속 신 후보자는 종로 오피스텔을 매물로 내놨고, 미국 아파트도 정리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인사청문요청 사유서에서 한은 총재에 대해 '경제 전반의 앞날을 내다보면서 정책 결정을 이끌 수 있어야 한다'고 역할을 규정했다. 그러면서 신 후보자에 대해 "국내외 금융·경제 상황과 관련해 뛰어난 통찰과 통화정책 등에 대한 이해, 탁월한 국제감각 등을 모두 갖췄다"라며 "국내외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을 통해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할 적임자"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