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고립 심화 가능성도 제기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선행 지적도

청소년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금지 정책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실효성 논쟁도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SNS 금지로 청소년들이 오히려 아무런 안전장치가 없는 비공식 플랫폼이나 우회 경로를 이용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5일 이코노미스트,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호주, 인도네시아 등 청소년 SNS 금지 정책을 시행 중인 국가에서 SNS 우회 사용 증가 우려가 제기되는 등 정책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기술적으로 SNS의 완전한 차단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며 “금지 조치가 오히려 통제할 수 없고 아무런 안전장치조차 없는 플랫폼으로 청소년들의 이동을 촉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경우 문제는 청소년들이 기존 사용하던 SNS보다 안전성이 떨어지는 플랫폼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이다. 메타의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공식 플랫폼에서는 불완전할지라도 일정 수준의 콘텐츠 관리와 신고 시스템이 작동하지만, 비공식 플랫폼이나 규제를 회피하고 있는 플랫폼에서는 이러한 보호 장치가 없거나 덜할 수밖에 없다. 호주 로열멜버른공과대(RMIT) 연구진에 따르면 청소년을 주류 플랫폼에서 배제하면 더 규제가 느슨한 환경으로 이동해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 커질 수 있다.
청소년들의 사회적 관계 측면에서도 우려가 나온다. 미국 보건 전문매체 스텟은 청소년의 SNS 사용이 정신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지만, 사회적 연결을 유지하는 긍정적인 기능 역시 동시에 존재한다고 짚었다. 스텟은 “SNS는 청소년에게 또래 집단과 연결되는 주요 통로”라며 “단절은 외로움과 불안을 악화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괄적인 금지가 오히려 사회적 고립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플랫폼 기업들도 대대적인 규제에 반발하고 있다. 메타는 성명을 통해 “청소년 보호 취지는 공감하지만, 앱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이들을 더 위험한 온라인 환경으로 밀어버리는 역효과를 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메타는 전면 금지 대신 연령 확인 절차를 기존보다 훨씬 강화하는 방안, 유해 계정 차단, 보호자 통제 강화 등을 대안으로 내세웠다.
일부 국가는 교육을 통한 자율적인 SNS 이용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핀란드는 학교 교육 과정에 허위정보 대응과 미디어 이해 교육을 추가하는 등 청소년들이 스스로 온라인 정보를 비판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디지털 리터러시(문해력)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없이 단순히 강한 규제만 밀어붙이면 역효과가 날 것이라 지적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해 5월 보고서에서 “규제와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병행되지 않으면 청소년이 성인이 된 뒤에도 올바른 사용 능력을 갖추기 어렵다”고 디지털 리터리시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