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플랫폼 과도한 의존 숙제
전 약 5000여 프렌즈매장 대상
골프 용품 공급 '브이엑스몰' 열어

카카오 그룹의 ‘계열사 슬림화’ 전략이 현장 비즈니스 모델의 미세 조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에서 제외되며 투자 전문 계열사 산하에서 내실 경영 시험대에 오른 카카오브이엑스(카카오VX)가 기존 카카오 색을 입고 있던 커머스 플랫폼을 자체 브랜드인 브이엑스몰(VXMALL)로 재편하며 내실 다지기에 나섰다.
1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VX는 이날 카카오 골프 예약부터 스크린골프장 운영 점주들의 물품 구매까지 가능한 쇼핑몰인 브이엑스몰을 새롭게 선보였다. 브이엑스몰은 기존의 ‘프렌즈 스크린 스토어’를 리뉴얼한 플랫폼이다. 이는 카카오게임즈가 지난해 10월 재무 건전성 확보를 위해 카카오VX 지분 전량을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자회사인 IVG에 매각한 이후 나온 첫 번째 독자적 움직임이다.
현재 브이엑스몰에서는 매장 사업자 전용으로 골프공, 골프화, 골프장갑, 골프모자 등을 판매하고 있다. 카카오VX 관계자는 “기존 점주용 소모품 몰을 리뉴얼했다”면서 “사업 방향 자체가 당장 크게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브이엑스몰이 추후 카카오골프예약의 방대한 유저 데이터를 활용해 B2C 이용자들을 브이엑스몰로 유입시킨 후 일반 상품들을 판매하는 커머스 플랫폼 사업으로 매출 규모를 확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경영 효율화를 위해 골프용품 제조 사업 철수를 선언했던 카카오VX의 움직임은 완전 철수가 아닌 사업모델의 전환이라는 분석이다. 수익이 나지 않는 B2C 대상의 PB 상품을 중단하고, 확실한 수요처인 전국 5000여 개 프렌즈스크린 매장의 B2B 소모품 공급을 시작으로 향후 외부 브랜드 입점을 중개하는 플랫폼형 커머스라는 새로운 청사진을 그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카카오VX는 지난달 25일 브이엑스몰의 상표권을 출원하면서 지정상품에 도매업 대신 인터넷 종합쇼핑몰업과 사업중개업 등을 포함해 B2B를 B2C 대상의 플랫폼으로 확장될 가능성을 법적으로 미리 열어뒀다.
이번 개편은 카카오 그룹이 추진 중인 계열사 슬림화의 대표적인 사례다. 그동안 카카오VX는 카카오프렌즈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성장을 구가했으나 이는 매년 수십억원의 브랜드 사용료 지출과 카카오 플랫폼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라는 숙제를 남겼다. 이에 모회사였던 카카오게임즈는 시너지가 낮은 골프 사업을 떼어내면서 약 1500억원의 실탄을 확보해 이를 AAA급 신작 개발과 글로벌 콘솔 시장 공략에 투입하고 있다. 반면 카카오VX는 카카오인베스트먼트라는 전문 투자 관리 체제 아래서 수익성 개선을 과제로 안게 됐다.
고정비인 로열티를 줄이고 자체 브랜드인 ‘VX’의 가치를 키우는 것이 급선무가 된 셈이다. 결국 브이엑스몰은 카카오VX가 향후 재매각 시장에서 제값을 받기 위한 밸류업 작업의 핵심 카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카카오’라는 이름표 없이도 자생할 수 있는 커머스 경쟁력을 증명해야 기업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어서다.
IT 업계 관계자는 “브이엑스몰은 단순한 이름 변경을 넘어 로열티 리스크를 제거하고 내실을 다지려는 슬림화 전략의 산물”이라며 “라이언을 내려놓은 카카오VX가 ‘VX’라는 브랜드만으로 점주와 소비자들을 안착시킬 수 있을지가 독립 경영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