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전쟁이 국제유가를 밀어 올리면서 글로벌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연료비 부담이 급격히 커지면서 올해 410억달러(약 62조7300억원)로 기대됐던 세계 항공업계 이익 전망도 흔들리고 있다. 항공사들은 수익성 악화를 막기 위해 유류할증료를 잇달아 올리고 있다. 전쟁의 충격이 결국 소비자의 비행기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항공업계에서 연료비는 가장 민감한 비용 항목이다. 항공사 전체 영업비용 가운데 연료비 비중은 35~38%에 이른다. 항공유 가격이 조금만 올라가도 실적이 크게 출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번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치솟으면서 연료비가 항공사 수익성의 아킬레스건으로 떠올랐다.
실제 항공사들의 실적에는 이미 경고등이 켜졌다. 중국 3대 항공사는 대규모 적자를 냈다. 중국동방항공은 37억위안(약 8100억원) 적자를 기록했고, 에어차이나는 36억4000만위안(약 8000억원) 적자를 냈다. 중국남방항공도 13억위안(약 2800억원) 적자를 냈다. 국제유가 상승이 항공사 수익성을 얼마나 빠르게 갉아먹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국내 항공사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대한항공은 갤런(약 3.79리터)당 220센트 수준이던 항공유 비용을 4월 450센트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약 두 배 수준이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노선 운영을 유지할수록 비용 압박이 커지는 셈이다.
문제는 항공사 부담이 결국 승객에게 전가된다는 점이다. 항공사들은 늘어난 연료비를 만회하려고 항공권에 붙는 유류할증료를 올리고 있다. 유류할증료는 국제유가 상승분을 항공권 가격에 반영하는 추가 비용이다. 기본 운임이 같더라도 소비자가 실제로 결제하는 금액은 크게 늘어난다.
미주 노선의 유류할증료는 기존보다 200% 이상 오를 전망이다. 인천~뉴욕·시카고 노선이 대표적이다. 유럽 노선의 인상 폭은 더 크다. 인천~런던·파리 노선 유류할증료는 기존보다 약 250% 상승이 예상된다. 장거리 노선일수록 연료 소모가 많아 가격 상승 부담도 더 크게 나타나는 구조다.
전쟁이 소비자 지갑을 압박하는 과정은 비교적 분명하다. 먼저 중동 지역 긴장이 커지면 국제유가가 급등한다. 이어 항공사의 핵심 비용인 연료비가 오르면서 수익성이 악화한다. 항공사는 비용 증가분을 상쇄하기 위해 유류할증료를 인상한다. 그 결과 소비자가 부담하는 항공권 가격이 뛴다. 중동의 전쟁이 한국 소비자의 여행 경비를 끌어올리는 셈이다.
업계는 고유가 흐름이 길어질수록 항공권 가격 상승 압력도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장거리 국제선은 연료비 의존도가 높아 운임 인상 가능성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