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부 엔지니어 정예인력 선발, 로봇 전문가 경력 공채도 진행
설계ㆍ생산 독자 상태계 구축 포석⋯기술 개발ㆍ사업화 투트랙

‘가전’ DNA를 품은 LG전자가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로봇의 ‘피지컬(Physical) AI’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로봇의 심장이자 유연한 관절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 ‘액추에이터(구동장치)’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인재를 대거 끌어모으며 독자 생태계 구축에 나선 것이다. 직접 설계하고 직접 찍어내는 ‘부품 내재화’를 통해 기업 간 거래(B2B) 시장까지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그간 관련 기반 기술을 축적해 온 만큼, 조직을 재정비하며 본격적인 사업화 단계에 진입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9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LG전자는 ‘로봇용 액추에이터’ 전담팀 신설을 확정하고 조직 꾸리기 전면에 나섰다. 현재 사업본부 내 엔지니어들의 전공과 핵심 기술을 면밀히 검토해 연구개발(R&D) 정예 인력을 선별 중이며, 특히 현장 엔지니어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인력 이동 신청까지 병행하며 조직 규모를 빠르게 키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신설 조직은 HS(가전)사업본부 산하에 꾸려질 것으로 예상되며, 규모는 30명대로 적지 않은 수준이 될 전망이다. 기존에 조직 곳곳에 흩어져 있던 로봇 관련 인력을 한데 모아 기술 개발과 사업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방향이다. 현재는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조직과 HS사업본부 내 다양한 연구소에서 제어, 계측, 설계 등 분야를 나눠 액추에이터 연구를 지원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액추에이터만 전폭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전문가를 양성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외부로도 액추에이터 인재 확보에 나선다. LG전자는 이번주부터 액추에이터 전문가 경력 공채를 통해 전문가 채용을 진행한다. 채용하는 전문가는 차세대 액추에이터 연구 및 개발 맡게 되며 기술 고도화를 통해 가정용, 상업용, 산업용 로봇에 각각 특화된 액추에이터를 개발할 예정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본격적인 홈로봇 시대를 철저히 준비하기 위해 액추에이터 전문가를 양성하려는 것”이라며 “차별화된 기술력과 수십년간 검증된 양산 기술에 업계 최고 수준의 전문가들을 양성해 인적, 물적 인프라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로봇 사업을 B2B 중심으로 키우겠다는 방향성과 맞닿아 있다. 류재철 최고경영자(CEO)는 23일 주주총회에서 “로봇 원가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를 직접 설계·생산해 글로벌 로봇 제조사에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올해를 로봇 사업의 본격적인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 현재 액추에이터 전문기업 로보티즈와 협업을 이어가고 있으며, 산업용 로봇 분야에서도 지분 투자 등을 통해 사업 기반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에는 HS사업본부 산하 자율주행로봇 조직의 인력과 자원을 자회사 베어로보틱스로 이관하며 역량을 집중하기도 했다.
LG전자의 로봇 사업은 AI 시대 그룹 차원의 핵심 과제인 동시에, 올해 임기를 시작한 류재철 CEO가 성과로 입증해야 할 분야로 꼽힌다. 가전 중심의 기존 사업 구조를 넘어 새로운 성장 축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에서, 류 CEO의 경영 성과를 가늠할 핵심 지표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류 CEO는 지난해 12월 취임 직후 신년 메시지를 통해 △로봇 △스마트팩토리 △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AI 홈을 새로운 성장 기회로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