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델, 리픽싱 아픔 딛고 1.5조 빅딜로 귀환…관건은 임상·몸값[IPO 엑스레이]

입력 2026-03-22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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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국내 IPO 시장 문턱이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과거처럼 ‘성장성’만으로 시장 선택을 받던 시대는 지났다. 투자자들은 이제 기술적 실체와 지속 가능한 재무 기반을 냉정하게 살핀다.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들은 거시경제 불확실성 속에 실적과 성과를 입증해야 하는 시험대에 섰다. 본지는 상장을 앞둔 기업의 기술 경쟁력과 재무 건전성을 다각도로 점검하고, 실제 기관투자가들이 수요예측 과정에서 주목하는 핵심 리스크를 짚는다.

신약 개발 기업 아델(ADEL)이 코스닥 입성을 위한 재도전에 나선다. 지난해 첫 기술성 평가에서 고배를 마셨던 아델은 글로벌 빅파마 사노피와 대형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상장 스토리를 다시 짜고 있다. 실적과 객관적 지표를 요구하는 최근 상장 심사 트렌드 속에서 아델이 증시에 성공적으로 입성할 수 있을지 시장 이목이 쏠린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아델은 4월 기술성 평가를 다시 신청하고 연내 증시 입성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근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 유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연내 상장이 목표다.

아델은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 벤처다. 핵심 파이프라인은 타우(Tau) 단백질의 병적 변형을 겨냥한 항체 후보물질 ‘ADEL-Y01’이다. 회사는 당초 지난해 기술성 평가를 신청하는 등 상장 준비에 속도를 냈지만, 첫 관문은 녹록지 않았다. 지난해 기술성 평가에서 두 기관으로부터 모두 'BBB' 등급을 받으며 상장예비심사 청구 자격을 얻지 못했다. 당시 평가기관들은 기술의 독창성은 인정하면서도 '기술이전 성과 부재'에 따른 사업성 부족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 불발은 재무적 부담으로 이어졌다. 아델은 2024년 시리즈B 투자 라운드 당시 일정 기한 내에 기술성 평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투자 단가를 하향 조정하는 '리픽싱(Refixing)' 조건을 걸었다. 결국 등급 획득 실패로 리픽싱이 진행되면서 창업자와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이 발생했다.

분위기를 바꾼 건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와의 기술이전 계약이다. 아델은 사노피와 ADEL-Y01에 대해 총 10억 4000만 달러 규모의 전 세계 독점적 개발 및 상업화 권리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반환 의무가 없는 선급금이 8000만 달러에 달한다는 점이다. 이는 국내 바이오 기업의 기술 수출 사례 중에서도 손꼽히는 규모로, 기술의 상업적 가치를 사노피가 직접 보증한 셈이라는 평가다. 아울러 지난해 기술성 평가 탈락의 핵심 원인이었던 사업성 입증에 대한 시장 평가를 다시 쓰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관투자자들은 아델의 재도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상장 흥행을 위한 몇 가지 핵심 변수에 주목했다. 우선 기업가치 재산정의 적정성이다. 아델은 마지막 펀딩인 2024년 시리즈B 라운드에서 투자 전 기업가치(프리밸류)로 600억원을 설정했고 17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이로써 투자 후 기업가치는 770억원으로 올랐으나, 당시 기술성 평가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기업가치는 다시 낮아졌다.

현재 회사는 약 400억 원 규모의 프리 IPO 유치를 추진 중이다. 거론되는 기업가치는 4000억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노피 딜 이후 몸값이 가파르게 상승한 상황에서 향후 공모 시장 참여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상장 후 업사이드(상승 여력)를 충분히 남겨두는 것이 흥행의 관건이란 의미다. 특히 리픽싱을 거치며 낮아졌던 기준점이 단숨에 치솟은 만큼, 실제 상장 시점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고평가 논란을 잠재울 정교한 밸류에이션(기업가치 산정) 전략이 요구된다.

실질적인 임상 진전 상황도 투자자들이 눈여겨보는 대목이다. 현재 미국에서 경증 인지장애(MCI) 및 경도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ADEL-Y01의 임상 1b상(다회투여)의 중간 데이터나 진척 상황이 기술성 평가의 질을 결정짓는다. 단순히 계약서상의 금액을 넘어, 약물의 효능과 안전성이 실제 환자군에서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가 상장 예비심사 승인의 핵심 근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리스크 관리 역량도 중요하다. 리픽싱 여파로 주주 간 이해관계가 복잡해진 상황에서 상장 후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매도 물량(오버행) 리스크를 어떻게 통제할지가 투자자들의 핵심 점검 대상이다. 시장 변동성에 대응하면서도 기존 주주의 회수(엑시트) 니즈와 신규 투자자의 신뢰를 동시에 충족시킬 정교한 상장 전략이 요구된다.

IB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선급금을 통해 사업성을 입증한 아델의 이번 도전은 위축된 바이오 IPO 시장의 투자 심리와 회복 가능성을 가늠할 사례가 될 것”이라며 “기술성 평가 통과 이후 연내 상장까지의 속도와 정교한 수급 관리가 흥행의 관건”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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