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쇼크 막는다…중국, 5조위안 ‘전력 슈퍼그리드’ 전략 가속

입력 2026-03-16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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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 수송 인프라 확대
국영 전력업체, 대규모 회사채 발행
중동 전쟁 계기 석유 의존도 낮추기 전략

중국이 대규모 전력망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은 중동 전쟁과 유가 충격을 계기로 에너지 안보 전략을 강화하면서 향후 5년간 약 5조위안(약 1084조원)을 전력망 확충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중국은 최근 몇 년 동안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고 에너지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인프라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왔다. 그 결과 중국은 세계 최대 전력망 투자국 가운데 하나로 부상했다.

이러한 투자 확대를 뒷받침하기 위해 국영 전력망 운영사들은 중국 채권 시장의 최대 발행 주체가 됐다. 중국 양대 전력망 운영사인 국가전망공사(영문명 스테이트그리드)와 남방전망공사는 올해 들어서만 총 925억위안 규모의 위안화 채권을 발행했다. 지난해 기록적인 9010억위안 발행에 이어 또다시 대규모 자금조달이 이어지는 것이다. 올해 발행된 회사채 평균 금리는 1.7%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력 인프라 자금 조달 경쟁으로 인해 세계 최대 전력 기업인 국가전망공사는 2024년 이후 주요 상업은행과 국영 철도회사, 건설사 등을 제치고 중국 최대 채권 발행사에 올랐다. 이 회사는 지난해 자본지출이 20% 증가한 데 따라 국내에서 사상 최대 규모인 7545억위안의 채권을 발행했다. 이는 전년도 총액의 거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민펑현에서 기술자들이 송전탑에 올라 작업하는 모습이 보인다. (민펑(중국)/신화뉴시스)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민펑현에서 기술자들이 송전탑에 올라 작업하는 모습이 보인다. (민펑(중국)/신화뉴시스)
베이징 소재 G 캐피탈사모펀드의 리건 설립자는 “국가전망공사의 향후 5년간 연간 회사채 발행 규모가 평균 1조2000억~1조4000억위안에 이를 것”이라며 “올해와 내년 전력망 건설이 정점에 이르면서 연간 발행 규모가 1조5000억위안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이렇게 되면 중국 최대 기업 채권 발행사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는 것”이라며 “일부 지방정부 연간 채권 발행 규모까지 뛰어넘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자금조달 확대는 중국 정부가 향후 5년간 약 5조 위안을 전력망 구축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의 일환이다. 중국은 송전 병목 현상이 심화했던 2024년 이후 전력망 투자와 차입을 확대해왔다. 확보된 자금은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원활하게 수송할 수 있도록 초고압 전력망을 구축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중국은 서부의 광대한 지역에서 생산되는 태양광·풍력 에너지를 산업 중심지로 보내는 전력 수송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투자는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과 맞물리며 단순한 인프라 확충 이상의 의미를 지니기 시작했다. 블룸버그는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을 원활히 송전하면 한국, 일본 등 이웃 국가들이 겪는 석유와 가스 부족 사태 영향을 완화할 수 있다”며 “시진핑 국가주석의 고상한 장기 목표로 여겨졌던 에너지 안보가 이제 즉각적이고 중대한 경제적 완충 수단으로 자리잡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중동 전쟁에서 비롯된 원유 공급 차질 충격을 고려할 때 전력망 확충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페니 첸 피치레이팅스 수석 이사는 “중국 인프라 확충은 대부분 국가보다 훨씬 효율적이며 전력망도 예외가 아니다”라며 “다른 나라에서 전력 가격 급등이 인공지능(AI)과 제조업 부흥 야망에 걸림돌이 되면서 이러한 우위는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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