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월엔 지분 비례해 블록딜로 처분...합산 1.4조 현금 확보 가능성
컨콜서 지분 매각 이익 배당 활용 언급…주주환원 가속화 전망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 처분에 나선다. 삼성전자가 상반기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발표하면서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 대응을 위한 것으로 향후 처분으로 얻게 될 조 단위의 현금이 각 사의 기업가치 제고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어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삼성전자 지분 매각에 대한 구체적인 시점과 방식, 규모 등을 검토 중이다. 이는 최근 삼성전자가 사업보고서를 통해 올해 상반기 중 보통주 7335만9314주 등 총 16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삼성전자가 자사주 소각으로 발행주식 총수가 줄면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상승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삼성 금융 계열사들의 합산 지분율은 법적 상한선을 넘어서게 된다. 현행 금산법은 금융회사가 비금융 계열사 지분(의결권 있는 주식)을 10% 이상 보유할 경우 금융위원회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작년말 기준 삼성생명(지분율 8.51%)과 삼성화재(1.49%)의 삼성전자 보통주 합산 지분율은 10%다. 자사주 소각 이후 지분율이 상승하면 규제 준수를 위해 초과분을 단계적으로 매각해야 한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금산법상 초과되는 삼성전자 지분을 처리하는 것을 두고 내부 검토 중"이라며 "내부적으로 매각 시점이나 주체 그리고 지분 비율 등에 대해 정해진 바는 없다"고 말했다.
두 회사는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 시기마다 보유 지분을 비례 매각해 왔다. 2018년과 지난해에도 삼성전자의 소각 계획 발표 이후 보유 지분을 시간외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한 바 있다. 특히 지난해 2월에는 블록딜을 통해 각각 2364억과 413억을 확보하며 지분율을 조정한 전례가 있다.
시장에서는 삼성 금융 계열사가 승인 신청 대신 초과 지분을 처분해온 과거 선례를 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작년말 기준 삼성생명이 현 지분율을 유지한다면 약 624만주의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매각 시에는 10일 종가 기준 약 1조1734억 규모의 현금을 확보할 것으로 추산했다. 같은 맥락으로 삼성화재 역시 보유 지분율 유지를 선택한다면 초과분 처분 시 약 2000억 규모의 자금을 확보할 전망이다.
확보된 매각 대금은 두 회사의 주주환원 정책을 뒷받침하는 핵심 재원으로 쓰일 가능성이 크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경영진은 지난달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삼성전자 지분 관련 이익을 배당재원으로 활용한다는 원칙을 공식화했다. 특히 삼성화재는 지난해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2028년까지 주주환원율 50% 달성 목표를 제시한 만큼 이번 매각 대금 유입이 해당 로드맵의 이행 시점을 앞당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법적 한도 유지를 위한 강제 매각이지만 밸류업 기조와 맞물리며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실질적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확보되는 현금 규모가 상당한 만큼 시장이 예상하는 특별 배당 등 구체적인 주주환원책이 조기에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