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산 의존도 높은 한국 직격탄
30년 만의 첫 ‘가격 상한제’ 저울질
쿠웨이트, 호르무즈 마비에 감산
美, 러 제재 완화·베네수 석유 개발 속도

이란 전쟁 격화와 장기화 우려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시대를 코앞에 두고 있다. 한국 경제는 중동산 석유 의존도가 약 70%, 천연가스는 20%에 달해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했다는 평가다. 물가상승 압박이 가중되고 올해 2.0% 경제성장률 달성도 위태롭다. 이에 정부는 석유류 제품에 대해 30년 만에 처음으로 ‘최고가격 지정제’라는 초강수를 시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대이란 군사 작전 강경 기조를 이어가면서도 유가가 폭등하자 러시아산 원유 제재 완화, 베네수엘라 석유 개발 가속화 등 에너지 대란 대처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전날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4월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9.89달러(12.21%) 폭등한 배럴당 90.90달러에 마감했다. 90달러 선을 돌파하며 2023년 9월 28일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국제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5월물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7.28달러(8.52%) 뛴 배럴당 92.69달러로 집계됐다.
주간 상승률로 보면 WTI는 35.63%를 기록하며 선물 거래가 시작된 1983년 이후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브렌트유 역시 한 주간 약 28% 뛰면서 2020년 4월 이후 최대 주간 상승률을 나타냈다.
스테이트스트리트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의 마이클 아론 수석투자전략가는 “우리는 매일 유가 100달러 시대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금융시장의 변동성과 불안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월가는 이란전이 장기화할 경우 유가가 150달러, 2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사실상 마비되자 쿠웨이트는 이날 ‘불가항력’을 선언하면서 원유 감산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도 저장시설 포화와 수출 차질에 감산 압력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가 급등세에도 현재까지 대외적으로 침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는 이날도 기자들에게 “우리는 유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했고, 실제로 상승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유가는 다시, 아주 빠르게 내려갈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러한 호언장담과 다르게 트럼프 행정부는 유가 압력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를 타진하고 있다. 미 재무부는 러시아산 원유를 인도 정유업체들이 구매할 수 있도록 일반 허가를 발급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날 “다른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도 해제할 수 있다”면서 추가 제재 완화를 시사했다.
트럼프는 또 이날 플로리다에서 열린 ‘미주의 방패 정상회의’에서 연설하면서 “베네수엘라에 대형 석유회사들을 들여보냈다”라며 “엄청난 양의 석유를 빼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미국 재무부가 원유 선물 거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까지 제기했다. 단. 트럼프 정부는 일단 이를 부인했다. 한편 휘발유세 일시 유예 등도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