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의원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동연 지사님, 저는 이재명 대통령님 임기 단축에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하며 김 지사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요지는 단 하나다. "1년 전 당신이 직접 한 말, 지금도 유효하냐."
한 의원이 제시한 팩트는 구체적이다. 그는 "1년 전 지사님은 이재명 당대표를 만나 대통령 임기 단축을 강하게 제기하겠다고, 살신성인해서라도 줄여야 한다고, 총선과 대선을 맞추자고, 서명까지 했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 위에 날카로운 쐐기를 박았다. "신념처럼 말씀하신 그 주장이 지금도 유효하냐. 아니면 정치적 상황과 지방선거 걱정에 생각을 바꿨느냐." 마지막 문장은 더 매서웠다. "정치는 말로 시작해 기록으로 남는다. 기록은 절 한 번에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이 공세의 진짜 의미를 읽으려면 경선 구조를 봐야 한다.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은 권리당원 투표 100%로 치러진다.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고공행진하는 지금, 권리당원 표심의 핵심 기준은 단 하나다. 얼마나 대통령과 가까운가.
한 의원은 자신이 임기단축에 반대한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동시에 김 지사가 과거 임기단축을 주장했다는 사실을 권리당원 앞에 공개적으로 들이밀었다. 정책 논쟁이 아니다. 대통령에 대한 충성도 검증 요구다.
김 지사 입장에서 이 질문은 어느 쪽으로 답해도 함정이다. 1년 전 발언을 고수한다면 이재명 대통령 임기단축을 지지하는 후보라는 낙인이 찍힌다. 철회한다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신념도 바꾸는 후보"라는 프레임에 갇힌다. 침묵하면 답을 피하는 것 자체가 약점이 된다. 3지선다 모두 부담이다.
이 공세가 더 예리한 이유가 있다. 김 지사는 이미 친명계 핵심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장의 공개 비판을 받고 있고, 친문계 전해철 전 의원 기용 논란으로 당내 기류가 심상치 않은 상태다. 여기에 한 의원이 '대통령 임기단축 발언'이라는 두꺼운 파일을 꺼내든 것이다. 개별 공격이 아니라 포위다. 김 지사를 향한 경선 도전자들의 공세가 우연히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대목이다.
정치는 기록이다. 한 의원이 던진 이 한마디가 경기도지사 경선판에서 가장 무거운 질문으로 남게 됐다. 김동연 지사가 내놓을 답변, 혹은 침묵이 경선 판세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