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통합 제련소 건설 두고도 모순된 논리 내세워
이사회 내용 누설 등 도덕성도 도마에

MBK파트너스(MBK)와 영풍이 3월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제출한 주주제안을 두고 과거 행보와 배치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MBK·영풍 측은 최근 고려아연에 △이사의 총주주 충실의무 정관 반영 △집행임원제 도입 △발행주식 10분의 1 액면분할 등을 골자로 하는 주주제안을 제출했다. 이들은 주식 유동성을 높여 개인투자자의 접근성을 제고하고, 감독과 집행을 분리해 책임경영을 강화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제안이 1년 전 MBK·영풍의 입장과 논리적으로 모순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MBK·영풍은 지난해 1월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에서 집행임원제 도입을 제안했다. 고려아연 측이 이를 수용했음에도 정작 주총 표결에서는 당시 지분율 등을 고려할 때 MBK·영풍 측이 스스로 반대표를 던져 부결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액면분할 안건 역시 당시 현 경영진 주도로 가결됐으나, MBK·영풍 측이 주주총회 결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며 제동을 걸었다. 고려아연의 이의제기 등으로 해당 건은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법적 다툼이 끝나지 않은 안건을 올해 다시 주주제안으로 꺼내든 셈이다.
미국 통합 제련소 건설(크루서블 프로젝트)과 관련해서도 상반된 행보를 보였다는 비판이 나온다. MBK·영풍은 프로젝트 자체에는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핵심 자금 조달 방안인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막기 위해 가처분을 신청했다. 기각 이후에는 현지 로펌을 로비스트로 선임해 "이해관계자와의 정보 공유"를 이유로 들었으나, 회사 경영진이나 이사회와 사전 소통 없이 독자적으로 진행되며 사실상 프로젝트를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최근 이사회 논의 내용 유출에 대한 상법 위반 논란도 불거졌다. 지난 23일 고려아연 이사회에 참석한 MBK·영풍 측 인사들은 회사가 공식 공시를 하기 전 이사회 핵심 내용을 보도자료 형태로 언론에 배포했다. 고려아연 측은 이를 상법 제382조의4에 규정된 '이사의 비밀유지 의무' 위반으로 보고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IB업계 일각에서는 MBK·영풍 측이 경영권 확보에 매몰되어 상황에 따라 입장을 번복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러한 행보가 반복되면서 고려아연의 경영 혼선은 물론 자본시장 내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MBK는 홈플러스 인수 후 불거진 갈등으로, 영풍은 석포제련소 환경오염 문제 등으로도 비판받은 선례가 있어 거버넌스 개선을 내세운 이번 주주제안의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이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