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연방 대법원이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에 제동을 걸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곧바로 대체 관세를 꺼내 들면서 세계 경제가 다시 불확실성 직면했다.
대법원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와 이른바 ‘펜타닐 관세’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 직후 세계 각국에 10%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에 서명했다.
대법원의 판결과 대통령의 대응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금융시장은 출렁였다.
NBC뉴스에 따르면 주요 지수는 장 마감을 앞두고 판결 직후 급등했다가 곧바로 하락하며 등락을 반복했다.
미 국채 금리도 급등했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4.09%, 30년물은 4.74%까지 올랐다. 통상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이날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지수(DXY)는 97.79로 마감했다. 2월 들어 강세를 보이며 나흘 연속 상승하던 흐름은 이날 꺾였다.
미 국채와 달러는 미국의 제도적 안정성에 대한 시장 신뢰를 가늠하는 지표로 꼽히는 만큼 미국이 불안정한 상황이라는 시장의 평가로 해석할 수 있다.
반면 대체 투자처로 분류되는 귀금속은 강세였다. 은 현물 가격은 온스당 5.8% 오른 82.92달러를 기록했다. 백금과 팔라듐은 각각 4.5%, 4% 상승했다. 금 현물 역시 1.5% 오른 온스당 5071.48달러로 집계됐다.
기업 입장에서는 관세 환급이 새로운 문제로 떠올랐다.
기업들에는 관세 환급 문제가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그간 고율 관세를 납부한 기업들은 환급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구체적 지침이 없어 혼란이 예상된다.
투자은행 에버코어는 “대법원이 환급 지침을 주지 않아 그 과정이 혼란스러울 것”이라며 “이를 해결하는 데 수개월이 걸릴 것이며, 그 자체로 법적·행정적 수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 인하 기대가 나오지만, 이 역시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신용평가사 피치의 올루 소노라 미국 경제 부문장은 “관세가 어떤 형태로든 다시 부과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기업들은 관세율이 완전히 안정될 때까지 가격 인하를 꺼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체 카드로 제시한 무역법 122조와 301조는 IEEPA의 완벽한 대체가 되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무역법 122조는 150일 시한이 있다. 301조는 외국의 차별적 관행에 대한 조사 결과가 선행돼야 하며, 조사에도 수개월이 소요된다.
그레타 파이시 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법률고문은 “시간이 지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IEEPA와 유사한 체계를 만들 수는 있겠지만, IEEPA만큼 빠르고 유연한 무역 권한은 없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