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마감] 이창용에 뺨 세게 맞은 시장 ‘패닉’, 금리 급등하며 연중최고

입력 2025-11-12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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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10년물 장중 한때 10bp 넘게 폭등
연이은 은행채 발행 부담에 외인 선물 대량매도까지 겹쳐
한은 부공보관·기재부 긴급 진화에도 신통치 않은 약발..한은 부총재보까지 나서
기재부 긴급바이백 내지 한은 국고채 단순매입 등 시장안정화 조치 필요 주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종합감사에서 얼굴을 만지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종합감사에서 얼굴을 만지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채권 강세(금리하락) 분위기가 하루를 버티지 못했다. 금리가 일제히 급등(가격하락)하며 주요구간 금리가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특히 2년물부터 10년물까지 금리는 장중 10bp 넘게 급등해 사실상 패닉장을 연출했다.

믿었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한테 뺨을 세게 얻어맞은 모습이다. 그러잖아도 연이은 은행채 대량 발행과 외국인 국채선물 대량매도까지 겹쳐 약세가 깊어지던 분위기였다. 한은과 기획재정부에서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지만 장막판 약세를 살짝 되돌림했을뿐 약발은 신통치 않았다.

앞서 이날 이 총재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금리인하 타이밍과 폭, 방향까지도 데이터에 달려 있다”면서도 “서울 주택가격 상승세가 예상을 훨씬 웃돌았다”고 말했다. 이는 시장에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던 기존 입장이 달라졌다는 인식을 주기에 충분했다.

(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협회)
이후 한은 부공보관이 “총재가 금리인하 사이클이라는 점을 명시했고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며 “이는 시장의 잘못된 해석에 기인한다”고 진화에 나섰다. 기재부 관계자도 “국고채 금리 급등이 과도해 예의 주시 중”이라고 언급했다. 장마감후에는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가 이 총재 발언이 통화정책 선회나 금리인상을 검토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수급적으로는 연이은 은행채 발행이 부담을 줬다. 신한은행이 3년물 1조원어치를 민평금리보다 5bp 높은 3.08%에 체결했고, 산업은행도 1년물, 1.5년물, 2년물 4500억원치를 체결했다. 11일부터 12일까지 체결물량만 2조7500억원에 달하며, 12일 발행물량도 1조8500억을 기록 중이다. 외국인은 3년과 10년 국채선물을 각각 1만4000계약과 3700계약 넘게 순매도해 약세장을 부추겼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이 총재의 언급이 전구간 금리급등을 이끌었다고 평했다. 기재부의 긴급바이백이나 한은의 국고채 단순매입 등 시장안정화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여전히 취약한 시장이라는 점을 노출한 하루로 당분간 변동성 장세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은행, 금융투자협회)
(한국은행, 금융투자협회)
12일 채권시장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통안2년물은 8.4bp 오른 2.852%를, 국고3년물은 9.2bp 상승한 2.923%를 기록했다. 이는 각각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다. 국고5년물은 9.7bp 상승해 3.088%를, 국고10년물은 8.1bp 올라 3.282%를, 국고30년물은 7.4bp 오른 3.200%를 나타냈다. 이 역시 각각 작년 7월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은 기준금리(현 2.50%)와 국고3년물간 금리차는 42.3bp까지 확대됐다. 이는 2023년 11월3일(44.9bp) 이후 2년만에 최대폭이다. 국고10년물과 3년물간 장단기금리차는 1.1bp 좁혀진 35.9bp를 나타냈다. 전날에는 37.0bp까지 벌어져 한달만에 최대폭을 보였었다.

12월만기 3년 국채선물은 27틱 하락한 105.81을 기록했다. 10년 국채선물은 71틱 급락한 114.28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6일 83틱 하락 이후 최대 낙폭이다. 30년 국채선물 역시 206틱 폭락한 133.78을 보였다. 이 또한 6월4일 374틱 폭락 이후 5개월만에 최대 낙폭이다.

외국인은 3선과 10선을 동반 매도했다. 3선에서는 1만4469계약을 순매도해 5거래일만에 매도전환했다. 이는 지난달 23일 2만7114계약 순매도 이후 최대 순매도다. 10선에서는 3703계약을 순매도해 사흘연속 매도세를 이어갔다.

▲12일 국채선물 장중 흐름. 왼쪽은 3년 선물, 오른쪽은 10년 선물 (체크)
▲12일 국채선물 장중 흐름. 왼쪽은 3년 선물, 오른쪽은 10년 선물 (체크)
채권시장의 한 참여자는 “은행채 대량발행, 외인 선물 대량매도, 한은 총재 발언 등이 겹치면서 금리가 급등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매수여력 및 의지가 있는 기관들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지금 밀리면서 계속 버티고 있는 기관들의 수급이 꼬인 상태다. 이게 풀어져야 장이 정상적으로 돌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채권시장 참여자는 “한은 총재의 주택시장 우려와 성장률 상향전망 발언으로 금리가 전구간에서 급등했다. 3~5년 구간은 장중 13bp 넘게 올랐고, 10선은 원빅 이상 급락하는 등 급격한 패닉셀을 나타냈다”며 “금리가 오를 만큼 올랐다는 인식으로 전일 제법 큰 폭으로 하락했던 금리는 악재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기준금리 동결 이상을 반영한 현 레벨에서도 언제라도 오버슈팅할 수 있다는 걸 확인한 장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장이 다시 한번 훼손된 만큼 자체적으로 안정되기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긴급 바이백이나 한은 국고채 단순매입과 같은 시장안정화 조치 외엔 기댈 곳이 없어 보인다. 상하단으로 금리를 열어두고 변동성에 대응해야 할 것 같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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