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산연 "내년 전국 전셋값 4% 상승 전망...수도권 집값은 2% 오른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내년 전국 주택시장은 수도권 상승세와 지방 하락세가 맞물리며 양극화가 심화할 전망이다. 전셋값은 신규 입주 물량 감소와 실거주 수요 확대의 영향으로 올해보다 상승 폭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4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열린 ‘2026 건설·자재·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내년 전국 주택가격이 0.8%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수도권은 2.0% 상승하는 반면 지방은 0.5%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성환 건산연 연구위원은 “공급 부족이 누적된 수도권은 상승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지방은 경기 부진과 인구 감소로 하락세가 계속될 것”이라며 “주택시장 회복이 지역별로 불균형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가격은 전국적으로 4.0% 상승할 전망이다. 신규 입주 물량 감소와 매수세 둔화로 전세 수요가 늘고 실거주 수요도 겹치면서 올해(1.0% 상승)보다 오름폭이 커질 것으로 분석됐다.

내년 주택 인허가는 47만 가구, 분양은 25만 가구로 전망됐다. 수도권 중심의 민간 공급 확대와 공공 부문의 물량 회복이 맞물리며 공급이 소폭 늘겠지만 공사비 상승과 금융 조달 악화로 실제 착공률은 낮을 것으로 예상됐다.

김 연구위원은 “금리·대출 규제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겠지만 주가·성장률 등 경제 지표 개선이 매매시장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3기 신도시 조기 공급, 공공주택 확대, 민간 사업성 제고가 병행돼야 실질적 회복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국내 건설경기 침체는 내년 하반기부터 공공부문 발주 확대를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가 예상된다.

건산연에 따르면 올해 1~8월 누적 건설수주는 132조9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7% 증가했지만 건축 착공면적은 16% 줄었다. 같은 기간 건설기성(공사 진행 실적)은 74조1000억 원으로 18.5% 감소하며 1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공사비 상승과 자금 경색,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심사 강화가 맞물리며 실물 투자가 지연된 영향이다.

PF 대출 연체율은 6월 말 기준 4.39%로 여전히 높고 건설공사비지수(8월)는 131.0으로 상승세를 지속했다. 건설업 차입금 평균 이자율은 5.07%를 기록했다.

이지혜 건산연 연구위원은 “공공주택과 사회간접자본(SOC) 발주 확대가 내년 건설 수주를 이끌겠지만 민간 부문은 고비용·고금리·규제 부담이 여전하다”며 “상반기까지는 침체가 이어지고, 하반기부터 완만한 회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건산연은 내년 국내 건설수주를 올해보다 4% 증가한 231조2000억 원, 건설투자를 2% 늘어난 270조 원 수준으로 전망했다. 이는 올해 약 8.8% 급락한 뒤의 기저효과로 제한적 반등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