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의장 “위험관리 차원 인하” 발언에 증시 냉각
금·유가는 차익실현 수요 커지며 하락세로 전환

뉴욕증시는 17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첫 기준금리 인하를 발표했음에도 추가 인하와 관련해 혼재된 신호를 보낸 영향으로 혼조세를 보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260.42포인트(0.57%) 오른 4만6018.32에 마무리했다. S&P500지수는 6.41포인트(0.10%) 하락한 6600.3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72.63포인트(0.33%) 떨어진 2만2261.33에 마감했다.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12월 FOMC에서 4.25~4.50%로 인하한 뒤 약 9개월 만에 인하를 결정한 것이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2기 출범 이후 최초이기도 하다.
연준의 금리 인하 결정에도 시장은 혼조 마감했다. 이는 연준이 추가 금리 인하 여부와 관련해 명확하지 않은 신호를 보냈기 때문이다.
장중 시장 참여자들은 연준이 기존 전망대로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발표한 것은 물론 경제전망(SEP)에서 연내 2회 추가 인하 전망이 반영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환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위험 관리 차원에서 인하한 것”이라는 표현을 쓰며 추가 금리 인하에 신중한 모습을 보여주자 증시는 냉각됐다.
시장은 파월 의장의 발언이 이번 금리 인하가 연준이 통화 완화 방향으로 완전히 전환하겠다는 것이 아님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했다. 이에 연내 2회 추가 인하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댄 실룩 야누스 헨더슨 투자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파월 의장은 올해 2차례 추가 금리 인하를 피하고 싶은 듯 보였다”며 “메시지의 방향성이 모호하고 완전한 금리 방향 전환과는 거리가 있어 보였다”고 분석했다.

금값은 금리 인하 발표에도 4거래일 만에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7.30달러(0.19%) 내린 온스당 3717.80달러에 마감했다.
금은 이자나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아 일반적으로 금리가 인하되면 달러 약세가 이어지고 이는 금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런데도 이날 하락한 것은 차익실현 수요가 커진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국제유가 역시 차익실현 매물, 최근 급반등한 데 따른 피로감 등의 영향으로 4거래일 만에 하락 전환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 대비 0.55달러(0.85%) 내린 배럴당 63.97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물 브렌트유는 0.52달러(0.76%) 하락한 배럴당 68.22달러로 집계됐다.
전날까지 WTI 가격은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주요 정유시설을 타격한 것이 러시아발 원유 공급 불안으로 이어지며 유가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또한, 러시아의 대형 석유업체 트란스네프트가 우크라이나의 항구·정유소 공습 여파로 생산량을 줄이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유가가 하락한 것은 시장 참여자들이 최근 상승세에 따른 차익실현 욕구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존 에반스 PVM 분석가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에너지 인프라에 가한 공습이 단기적인 것으로 판명된다면 유가는 배럴당 최소 5달러는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