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2.5%p’ 우위 사라진 韓 자동차, 日과 치열한 점유율 경쟁 예고

입력 2025-08-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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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야적장에 차량들이 출고를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울산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야적장에 차량들이 출고를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미국과의 관세 협상으로 한국산 자동차에 15%의 관세가 적용됐다. 관세가 25%에서 15%로 낮아지긴 했지만 현대차와 기아 주가는 관세협상 발표날인 31일 각각 4%, 7% 하락했다. 반면 도요타 주가는 14% 급등하며 시장은 '2.5%포인트(p)의 가격 우위'가 사라졌다고 판단했다.

일본과 유럽은 기존에 2.5%의 미국 수입차 관세를 적용받았던 반면, 한국은 한미 FTA로 무관세 혜택을 누려왔다. 결과적으로 한국산 차량은 단번에 15%p 상승한 셈이다.

하지만 현대차·기아의 미국 시장 내 경쟁력은 시장 우려와 달리 견고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쟁 브랜드들과의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며 미국 내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2008년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당시에도 미국 시장 점유율을 3~4%p씩 끌어올린 전례가 있다.

2.5%p의 관세 우위가 사라졌다고 해도 현대차·기아의 가격 경쟁력 손실로 직결되지는 않는다. 미래에셋증권은 현대차의 대미 수출 차량 선적 가격이 평균판매가격(ASP)의 약 70% 수준인 점을 감안할 때 실질적인 이익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차·기아의 주요 모델 ASP는 세그먼트 평균보다 약 8%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포드, 도요타, 벤츠, BMW 등 주요 경쟁사는 5~7월에 1% 이상 미국시장 권장소비자가격(MSRP) 인상을 단행해 현대차의 상대 가격 우위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의 수익성이 크다는 점도 주목된다. 현대차그룹의 북미 영업이익 비중은 전체의 50~60% 수준이며, 점유율이 1%포인트만 상승해도 1조 원 이상의 수익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단기적으로는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되지만 닛산, 스바루, 마쓰다, 미쓰비시 등 일본 중소 완성차 업체들이 미국 시장에서 입지를 잃는 사이 현대차·기아가 그 빈틈을 파고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닛산·스바루·마쓰다·미쓰비시 등 일본 중소 브랜드의 미국 내 합산 점유율은 약 15% 수준이다. 하지만 잇단 실적 부진과 투자 여력 부족으로 입지가 약화하는 모양새다.

김진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산업 가격인상으로 펼쳐질 점유율 변동 구간에서 현대차그룹의 3차 점유율 상승 사이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2024년 10.6%에서 2026년 13%로 성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일본 업체와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한국산 자동차가 미국 시장에서 가장 치열한 가격 경쟁을 벌이는 대상은 일본 브랜드다. 도요타, 혼다, 닛산, 스바루, 마쓰다 등 일본계 자동차는 기본 2.5%의 관세를 부담하면서도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각각 14.6%, 8.9%, 5.8%, 4.2%, 2.7%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는 5.7%, 기아는 5%였다.

작년 기준 미국으로 수입된 일본산 차량의 평균 수입가격은 약 2만9000달러, 한국산은 2만4000달러로 추정된다. 하지만 일본산 자동차 가운데 약 20%는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가 차지한 반면, 한국산 중 제네시스 비중은 약 3.5%에 불과했다.

이처럼 일본차의 평균 수입가격이 높은 데는 고급차 비중이 크기 때문이며 현대차그룹의 주요 수출 모델이 대중 브랜드 중심인 점을 감안할 때 향후 일본 브랜드와의 미국 내 가격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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