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실질 경기 회복 갈길 멀다

입력 2009-08-17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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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 정책 효과...실물지표는 여전히 냉랭

국제기구들을 중심으로 한국의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분석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며 실질 경기 회복은 갈길이 멀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상반기 우리 경제의 지표성의 빠른 호전을 보였다. 하지만 이는 근본적인 경제여건이 좋아졌기 때문에서라기 보다는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와 감세 등으로 기인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 효과와 자동차 감세 효과를 제외하면 전기대비 2.3%를 기록했던 2분기 경제 성장률은 0%대로 떨어진 상태다.

정부가 재정을 이미 올 상반기 중 65%, 7월까지는 70% 이상을 쏟아 부음에 따라 경기 회복을 견인하기 위한 정부의 동력은 크게 소진된 상황이다.

그간 확장적 정책기조로 인해 재정건전성 지표는 악화되고 있다. 정부는 올해 정부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차감한 통합재정수지가 22조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가채무는 366조원으로 지난해보다 57조7000억원 늘어나고 내년에는 400조원이 넘어설 전망이다.

경기 회복을 위해 이제는 정부의 역할보다는 고용, 투자, 내수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지만 여전히 불안한 상태다.

내수의 버팀목이자 경기상황을 알려주는 가장 중요한 척도인 고용상태가 심각하다.

통계청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7만6000명이 줄어들었다.

정부 재정으로 만든 단기 일자리인 희망근로 프로젝트에 의해 지난 6월 전년대비 4000명 반짝 상승이후 다시 한 달 만에 다감소세로 반전했다. 특히 7월 7만6000명 감소는 희망근로 인원 증가분 25만8000명을 제외하면 33만4000명이나 줄어든 셈이다. 구직단념자도 17만2000명 청년실업률도 8.5%를 기록했다.

기업들이 좀처럼 채용 물고를 트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는 지난 6월부터 6개월간 한시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희망근로 프로젝트'를 오는 11월 말 종료하되 예산과 대상 인원을 대폭 축소해 내년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의식주와 관련된 품목의 물가가 일제히 오르고 있어 경기불황으로 가뜩이나 소득이 줄어든 서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정부가 발표하는 지표 물가 상으로는 안정을 보이고 있지만 문제는 지난해 소비자물가가 원유 등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크게 뛴 반면 올해는 상대적으로 상승률이 낮다는 점에서 국민들은 피부로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기업들이 경제위기로 수요가 급감한 데다 기업들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생산에 투자를 늘리고 있지 않는 점도 문제다.

올해 상반기 설비투자 규모가 지난해보다 10조원 가까이 줄어들면서 9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통계청이 매달 발표하는 ‘산업활동 동향’을 보더라도 설비투자 증가율은 지난해 10월 이후 9개월 연속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중이다.

또한 최근의 원화 강세 현상은 사실상 수출 기업들의 경쟁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상황에 놓여있다.

경상수지는 지속적인 흑자기조지만 불황형 흑자라는 점에서 문제시 된다. 실제 7월 수출은 전년보다 20.1% 감소한 327억달러, 수입은 35.8% 줄어든 276억달러를 기록하는 등 상대적 원고 현상에 따른 수출보다 수입이 더 줄어 든 불황형 흑자였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제구조상 대외변수도 불안하다.

우리나라 수출을 견인해왔던 중국의 한국산 제품 사재기가 한풀 꺾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아시아발 IMF외환 위기를 촉발했던 태국이 GDP추이와 최근 달러자금의 급속한 유입이 부조화가 심화되는 것으로 진단된다.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미국의 재정적자가 연말까지 지난해 4배 수준인 1조8410억달러에 달해 사상최대치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 실업률은 10% 돌파를 앞두고, 생산지수와 설비가동률이 전년대비 낮은 수준에 머물며, 금융패닉으로 발생한 문제와 부실화된 유가증권이 정리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각종 불안 요인에 솔로몬의 지혜를 짜내야 하는 정부의 고민도 깊어가고 있다.

정부는 그간 확장정책이란 비상기조에 따라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시장에 풀린 유동성을 회수하는 출구전략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왔다. 자칫 시장을 다시 급랭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정부는 이달들어 경기 회복세를 봐가며 단계적 출구전략을 쓰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하고 있다. 한은은 보다 이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이다.

결국 2009년 3월초부터 세계 금융지표가 급속도로 호전된 것은 맞지만, 급격한 금융패닉과 그 여파로 인한 심리적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는 상황으로 요약된다. 한국 경제가 샴페인을 터뜨릴 만큼 낙관할 상태는 아니며 실질 경기회복으로의 갈 길은 아직도 멀다는 게 한 단면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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