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상담소] 신체적·정신적·사회적 안녕이 ‘건강’

입력 2024-03-2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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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남 행복한 죽음 웰다잉연구소 소장

인간의 노화를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죽는 순간까지 최대한 건강하고 아프지 않게 살기를 바라는 것은 모든 인간의 바람이다. 그러므로 건강은 잘 죽기 위한 필수 조건 중 하나다. 그렇다면 어떤 상태를 건강하다고 볼 수 있을까?

질병이 없고 타인의 도움 없이 독립적인 기능을 유지하는 것을 건강하다고 볼 수 있다. 나아가 세계보건기구 WHO는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영적으로 완전히 안녕한 상태에 놓여 있는 것’을 건강으로 정의한다.

첫째, 신체적 건강은 잘 아는 것처럼 질병이 없는 몸의 안녕을 뜻한다. 둘째, 심리적 건강은 소위 말하는 정신적 안녕을 뜻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국민들의 정신건강은 대체로 취약하다. 국민의 다수가 우울증을 겪고 있으며, 사소한 일에도 쉽게 분노하고 참지 못하는 충동적 심리 상태가 심화되고 있다. 정신건강의 수준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척도가 바로 자살률이다.

셋째, 영적 건강은 목적의식과 내면의 평화, 삶에 의미를 통한 안녕을 뜻한다. 영적 안녕은 종교를 통해서 고양할 수 있다. 물론 종교활동이 절대적으로 영적 안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종교를 통하여 가까이 할 수 있으나 우리나라의 종교인구는 매년 줄어들고 있다. 종교시설과 종교인도 감소하는 추세이다.

넷째, 사회적 건강은 개인과 집단에 소속되어 있는 소속감과 안녕감을 뜻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핵가족화와 도시화를 넘어서 출산률 감소, 지방소멸, 1인 가구의 증가 등으로 사회적 관계가 점차 단절되고 있다.

인간의 죽음을 신체적 죽음으로 국한해서는 안된다. 죽음은 단순히 육신의 종말을 넘어서 심리적, 영적, 사회적 죽음이 복합적으로 이루어지는 현상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웰다잉에 대한 학계와 정부의 논의는 주로 무의미한 연명의료 중단, 안락사와 같은 신체적 죽음에 한정되었다. 웰다잉에 대한 보다 근본적이고 총체적인 접근을 위해서는 심리적, 영적, 사회적 건강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지원이 필요하다.

강원남 행복한 죽음 웰다잉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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