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광장] 낙관론자가 돈을 번다

입력 2024-01-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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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진 삼프로TV 이코노미스트

연초부터 우리는 여러 염려에 마음이 영 편치 못하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은 끝날 줄 모르고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에 이어 홍해 지역에서의 새로운 중동정세 불안에 대만 대선 결과로 미중 갈등이 벌써부터 걱정이다. 북한이 미친 듯이 포를 쏴 대는 와중에 우리 총선이 곧 있고 지구촌 인구 절반인 40억 명이 사는 나라에서 올해 여러 선거가 치러진다. 이 중에서도 미국 제47대 대통령 선거는 11월 5일까지 많은 잡음이 예고되고 이후의 파장도 걱정이다.

올해 경제도 사실 안갯속이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는 작년 11월 자료에서, 세계경제 성장률이 올해는 2.7%로 조금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기관들도 대체로 이와 비슷한 분위기다. 각 중앙은행들의 긴축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면서 빚을 제때에 못 갚는 신용경색이 우려되고 있다. GDP 100%가 넘는 우리 가계부채와 중국 부동산기업들의 천문학적인 부채, 1조 달러 규모의 미 상업용 부동산 모기지 만기 도래는 저마다 취약한 신용 고리다. 슬금슬금 올라오는 대출 연체율과 기업부도율, 130조 원이 넘는 한국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잔액은 올해 넘어야 할 산이다. 세계경제의 큰 구조 측면에서도 우려되는 게 많다. 각국 국채발행 증가로 인한 금리 불안, 퍽 하면 나오는 미중 마찰과 탈세계화, 환경 기후 문제 등은 자산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들이다.

이렇듯 세상에는 자산시장과 기업에 부담되는 뉴스들로 늘 가득 차 있다. 하지만 우리가 직시할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다. 증시만 해도 내용만 조금 다를 뿐, 매년 비슷비슷한 악재 속에 한 해를 보냈고 매년 이런 종류의 부담이 반복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지금의 높은 수준에 도달해 있다.

역사가 보다 긴 미국 S&P500을 보면, 1928년부터 2023년까지 근 100년간 주가가 하락한 해는 전체 기간의 3분의 1 정도에 불과했다. 이 중 주가가 30% 이상 폭락한 해는 1931년과 1937년, 2008년 등 총 3번이었고, 20~30% 미만 하락한 해는 3번이었다. 나머지 13번은 10~20%, 10번은 10% 미만으로 하락했다. 더욱이 대공황 때를 제외하면 주가가 2년 연속 빠진 경우는 1973~1974년 한 번이었고 3년 연속 하락한 해도 2000년~2002년 딱 한 번에 그쳤다. 이로서 1928년부터 2023년까지 S&P500는 연평균 약 8% 올랐는데 다소 변변치 않은 수익률 같지만 만약 1928년에 1000달러를 묻어뒀다면 지금 그 가치는 무려 163만 달러(1630배)에 이른다. 복리의 마법 때문이다. 물론 배당은 고려하지 않은 계산이다.

이처럼 주식에 장기 투자하면 결국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사실과 자본주의 경제는 그간 험난한 고비를 헤쳐 오늘의 번영을 이뤘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물론 새해를 열면서 여러 위험에 대해 경각심을 갖는 건 반드시 필요한 투자자세다. 위험은 결코 요란하게 오는 법이 없기에 늘 위험에 대한 안테나는 곧게 세우고 있어야 한다.

다만 비관론자들은 명예를 얻고 낙관론자들은 돈을 번다는 말처럼 투자에는 사실 낙관적인 태도가 유리하다. 기업들은 어떻게 해서 든 결국 어려운 상황을 이기고 성장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설혹 큰 위기가 닥친다 해도 그간 경제는 그 위기를 발판 삼아 오히려 더 성장해 왔다. 따라서 주변의 온갖 악재들을 너무 두려워하고 거기에 매몰되는 건 투자에 도움이 되지 않고 건강에도 해롭다.

위험은 언제나 우리 곁을 맴돌고 있지만 모든 위험이 세상을 망가뜨리는 건 아니다. 보다 중요한 건 주식이란 자산은 긴 호흡에서 매우 합리적인 고수익 위험자산이라는 사실이다. 주식을 너무 짧은 호흡으로 대하고 정확하게 고점과 저점을 찍어 투자하려고 할 때 문제가 생긴다. 올해도 주식으로 돈을 버는 방법은 궁극적으로 시장 전체는 결국 오른다는 믿음을 갖고 될성싶은 우량한 성장기업을 너무 비싸지 않은 가격대에서 사도록 노력하는 것밖에는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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