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취약층 빚 탕감, 모럴해저드 막을 장치 보완해야

입력 2022-07-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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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지난주 내놓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저신용자, 청년층 등 취약 차주 금융지원 대책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금리가 치솟는 데 따른 이자부담 증대로 심각한 위기에 처한 민간부채의 출구전략이지만, 종전의 상환 유예에서 빚의 탕감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형평성과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문제가 집중 제기되고 있다.

 정부 대책의 골자는 ‘배드뱅크’ 성격의 새출발기금을 약 30조 원 규모로 조성하고, 한계상황에 몰린 자영업자 부실채무를 매입해 원금의 60∼90%를 경감하는 등 채무조정과 함께 장기·분할상환으로 전환해주는 것이다. 원금 감면 대상자는 25만 명 정도다. 현재 대출연장 및 상환유예가 적용되는 자영업자 대다수는 해당 조치가 연장된다. 특히 1년간 한시적으로 청년층 특례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저신용 청년의 빚에 대해 소득과 재산 등에 따라 이자의 30∼50%와 연체이자 전액을 감면하고, 최대 3년간 원금 상환을 유예해주기로 했다.

 코로나19 피해가 심각하고 복합적인 경제위기 충격으로 크게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와 청년 등에 대한 금융지원은 불가피한 측면이 크다. 최근 한국은행의 사상 첫 ‘빅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 등 금리가 잇따라 큰 폭 오르는 상황은 이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금융리스크 확산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다”며 “완전히 부실화돼 뒷수습을 하기보다는 선제적인 적기 조치가 긴요하다”고 말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취약계층, 또 2030세대가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빨리 마련해주지 않으면 사회가 나중에 부담해야 할 비용이 더 크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채무 원금까지 대폭 깎아주는 방식은, 그동안 성실하게 빚을 갚기 위해 노력해온 채무자들의 박탈감과 금융 모럴해저드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청년층 빚 탕감이 그렇다. 그동안 주식이나 코인 등에 대한 ‘빚투’(빚내서 투자)로 채무가 늘고 부실화한 청년들이 많은게 현실이다. 사회안전망 차원에서 청년층의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돕고 재기를 지원하는 것이 시급하다 해도, 이들의 무리한 빚에 대한 책임을 면제하고 투자 손실까지 국가가 세금으로 보전해주는 것은 적지 않은 부작용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보다 정교한 지원 방안과 모럴해저드 방지를 위한 대책 보완이 절실하다. 금융권과 함께 지원대상 및 수준, 심사기준 등을 합리적이고 세밀하게 설계해 정책효과를 살리면서 채무위기를 연착륙시켜야 한다. 가장 큰 문제인 모럴해저드를 차단할 수 있는 확실한 장치도 마련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동안 열심히 빚을 갚아온 정상적 채무자들과의 형평성이 무너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방안을 더 고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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