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어넷 마켓리더스] 불확실성 지속… 꺾이지 않는 낙관 심리

입력 2009-02-25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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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코스피시장이 美증시 블랙먼데이 여파로 하루만에 급락했습니다.

앞서 열린 뉴욕증시(23일)는 정부의 씨티그룹 지분 확대 방안 검토에 따른 은행 국유화 공포가 희석되면서 오름세로 출발했으나 "경기후퇴 심화로 기업들의 자본지출이 줄어들 것"이라는 모건스탠리의 보고서가 리세션 우려를 자극하며 하락세로 돌변했습니다.

美 정부가 씨티그룹 국유화를 부인하면서 더욱 혼란스러워진 뉴욕증시는 시간이 흐를수록 낙폭을 확대, `비중축소(underweight)` 의견이 내려진 기술주와 상품주를 중심으로 주요지수들이 3%대의 하락률을 기록했습니다.

1060선에서 갭하락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외국인 매물이 지속 출회되면서 좀처럼 낙폭을 줄이지 못한 채 시가 부근에서 좁은 등락을 거듭하다 전일대비 35.67p(-3.24 %) 내린 1063.88p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외국인이 3009억원 순매도로 11거래일 연속 '팔자' 기조를 고수했고, KSP200 선물시장에서도 2063계약 순매도로 7거래일째 매도 스탠스를 견지했습니다.

반면 개인이 2548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시간외 거래에서 순매수로 돌아선 기관은 301억원 매수우위를 기록했습니다.

프로그램은 차익거래(-1811억원)를 중심으로 3024억원 매도우위를 보이며 외국인과 함께 지수를 끌어내렸습니다.

뉴욕발 삭풍에 아시아증시가 거의 전멸했습니다.

장 초반만해도 상승세를 보이던 상해종합지수가 오후들어 경계매물 증가로 4.56% 급락한 것을 비롯해 닛케이지수(-1.46%), 항셍지수(-2.86%), 가권지수(-1.06%), 싱가포르지수(-1.00%) 등이 동반 약세를 나타냈습니다.

증시가 하루만에 폭락세로 돌변하자 외환시장도 즉각 반응했습니다.

전일 1400선으로 내려섰던 원/달러 환율은 27.30원 오른 1516.30원으로 마감, 하루만에 1500원대를 다시 밟았습니다.

철강•조선•해운 급락..대운하株 초강세

전업종이 내린 가운데 철강금속(-5.72%), 운수장비(-4.52%), 기계(-4.39%), 운수창고(-4.38%), 건설(-4.02%) 등 경기민감업종의 하락폭이 깊었습니다. 중국관련주들이 대거 포진해 있는 이들 업종은 중국증시의 급락에도 영향을 받는 모습이었습니다.

씨티그룹의 국유화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신한지주(-6.01%)와 전북은행(-5.42%), 기업은행(-4.98%), 우리금융(-4.68%), KB금융(-4.57%), 외환은행(-1.91%) 등 은행주들이 동반 급락했고, 한국저축은행(-7.77%), HMC투자증권(-7.56%), 미래에셋증권(-6.53%), LIG손해보험(-5.51%) 등의 금융주들도 줄줄이 하락했습니다.

삼성전자(-3.61%)를 비롯한 대부분의 시가총액 상위주들이 내린 가운데 GS건설(-8.53%)과 현대미포조선(-8.30%), 현대상선(-7.98%), POSCO(-6.78%), SK(-7.45%), 대우조선해양(-6.28%), 현대건설(-5.77%) 등의 낙폭이 컸습니다.

반면 경기방어주 성격의 KT&G(1.39%)와 LG생활건강(0.97%), KTF(0.57%), 한국가스공사(0.23%) 등은 소폭 상승했고 삼일제약(6.15%), 중외제약(4.76%), 삼진제약(4.29%), 녹십자(1.95%), 한미약품(1.60%) 등이 강세를 나타냈습니다.

외국인이 7거래일 만에 매수우위(+28억원)로 돌아선 코스닥시장은 1.45% 하락하며 370선을 간신히 사수했습니다.

대장주 셀트리온(1.95%)과 태웅(0.67%), 서울반도체(2.48%), 메가스터디(2.41%), 현진소재(3.40%), 소디프신소재(0.88%), GS홈쇼핑(6.52%), 엘앤에프(4.01%) 등의 시총 상위주들이 지수를 방어한 가운데, 대운하 관련주들이 전일에 이어 두드러진 강세를 보였습니다.

'4대강 살리기' 정책의 일환으로 국가하천과 지방하천 살리기를 본격 추진한다는 정부의 방침에 이화공영, 울트라건설, 특수건설(이상 상한가), 홈센타(10.10%), 동신건설(5.59%), 삼호개발(5.10%), 신천개발(5.10%), NI스틸(3.93%), 삼목정공(4.54%), 미주제강(3.73%) 등 양시장의 대운하•SOC관련주들이 약세장을 거슬러 초강세를 기록했습니다.

은행 국유화 논란 지속..불확실성 해소 '산 넘어 산'

미국 정부정책의 혼선, 즉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이상 의미있는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씀드린대로 뉴욕증시는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웠고, 일부 낙관론자들에 힘을 실어줬던 원/달러 환율은 하루만에 1500원대로 복귀했습니다.

답답할 정도로 미국 은행의 국유화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전일 정부의 씨티그룹 보통주 지분 확대 소식에 반짝 상승했던 증시는 백악관이 "연방정부 규제하의 민간 은행시스템이 최선의 길"이라고 밝히면서 다시 혼돈에 빠지는 양상입니다.

정부 입장에서야 주말부터 한목소리(민간은행 시스템 지원)를 내고 있다고 주장할지 모르지만 씨티그룹의 최대주주로 등극하면 사실상 국유화나 다름없는 것이어서 투자자들만 우왕좌왕 혼란스러운 형국입니다.

미국 금융당국은 오는 25일부터 자금지원 필요성을 체크하는 소위 `스트레스 테스트`를 시작하고 이후 추가적 자금지원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안좋은 은행들은 곧 국유화를 검토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아 불확실성만 증폭되는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국유화 논란을 진화하는 것이라 하지만 의혹은 더욱 커지는 양상입니다.

물론 정부가 국유화 의지를 대놓고 피력할 경우 무차별 국유화, 그만큼 심각한 금융위기 상황을 연상시킬 여지가 있습니다.

교과서적으로 민간은행 시스템을 지원하며 시장원리에 충실한 금융정책을 펴는 것은 당연히 최선의 방책일 것입니다.

그러나 궁극적인 종착지가 국유화라면 굳이 돌려서 이야기해 시장에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 아니라 투명하고 일관되게 정책의 실체를 밝힘으로써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금융시장의 불확실성도 해소시켜 주는게 낫지않을까 생각됩니다.

글로벌증시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앙지인 미국의 정책적 지원 의지 외에는 딱히 기댈 곳이 없는 상황에서 어수선한 오바마 정부의 초기 정책운용은 답답함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혼란에 대해, 일각에서는 미국 은행들의 채권을 다량 보유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오바마 정부의 불편한 입장이 그 배경이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으며, 상당히 설득력 있게 들립니다.

대규모 무역적자 및 재정적자 해결을 위해 중국의 도움이 절실한 입장에서 국유화에 불가피하게 수반되는 '감자'로 중국에 피해를 입힐 수는 없을 것이라는게 주요 내용입니다.

국유화가 유일한 금융위기 해결책임을 알고 있지만 효과적인 정책을 쓸 수 없는 상황, 그렇다고 감자없이 정부의 자금을 쏟아부을 경우 그간 방만한 경영으로 은행에 피해를 입힌 경영진과 대주주만 이롭게돼 '모랄 해저드' 문제에 얽힐 수도 있습니다. 이래저래 불확실성 해소는 아직 '산 넘어 산'으로 보여집니다.

미해결 금융불안에 경기침체 우려 추가..꺾이지 않은 낙관심리

한가지 주목할 것은 금융위기 불확실성이 걷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경기침체가 당초 예상보다 장기화될 것이라는 비관론의 확산 분위기입니다.

"경기후퇴 심화로 인해 기업들이 자본지출을 줄이게 되고, 이에 따라 그나마 선전했던 기술주마저 `우산`이 되어줄 수 없을 것"이라는 모간스탠리의 보고서는 휴렛패커드(-6.3%), 인텔(-5.5%) 등 대표 기술주들을 짓눌렀고, 경기에 민감한 상품주들에 대한 매수심리를 냉각시켰습니다.

경기침체 심화에 따른 수요 위축 우려로 경제의 온도계라 할 수 있는 국제유가는 하락했습니다. 전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3월물 인도분 가격은 배럴당 1.59달러 내린 38.44달러로 마감했습니다.

증시가 연중 최저치 부근을 맴돌고 있고 일각에서는 최악의 워스트 시나리오들을 내놓고 있지만 정부 정책에 대한 미련은 상당부분 시장에 남아있는 듯합니다.

낙관론자들이 백기 투항을 미루며 아직 시장을 떠나지 않고 있음을 공포지수(VIX)는 보여주고 있습니다. VIX지수는 아직 1월 전고점 조차도 돌파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하락추세를 되돌려줄 굵직한 상승모멘텀이 나오기 어렵다고 보면, 투매와 더불어 낙관심리가 더 꺾인 후에야 반등다운 반등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뉴욕증시는 다시 변곡점에 선 모습입니다. 전저점 부근의 지지를 의식하며 반등세로 돌아설지, 한차례 투매를 연출하며 심리적, 수급적 측면에서 대전환점을 마련할지 주목됩니다.

뉴욕증시가 급락후 장중 나스닥 선물이 반등하면 다음날 뉴욕증시의 반등을 기대한 저가매수세 유입에 의해 낙폭을 크게 줄이는 흐름이 나타났으나 이날은 외국인의 선현물 매도기조 속에서 상당히 무거운 행보를 보였습니다. 그만큼 국내증시는 투자심리가 위축돼 있는 모습입니다.

증시를 압박하고 있는 매크로 변수들의 불확실성을 예측하기도 통제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므로 일정수준 현금비중을 유지하면서 시장을 좀더 관망하는 전략이 유리해 보입니다.

본 글의 저작권은 필자에게 있으며 필자와 슈어넷(www.surenet.co.kr)의 동의가 없는 무단전재 및 재배포는 위법행위입니다.

[ 자료제공 : ‘No.1 증시가이드’ 슈어넷(www.surenet.co.kr) 전화 : 02-835-8535 ]

<이 기사는 본사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 어떤 종류의 투자와 관련해서도 본사의 의도가 담겨지지 않음을 밝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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