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동계올림픽] 은퇴한 지 8년...‘피겨 여왕’ 김연아가 등판했다

입력 2022-02-06 16:31 수정 2022-02-06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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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가 없는 동계올림픽을 상상할 수 있을까.’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을 끝으로 ‘피겨 여왕’ 김연아가 무대에서 내려왔을 때 대부분의 한국 사람은 이렇게 생각했다.

그로부터 8년.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막을 올리면서 다시 ‘김연아’란 이름이 여러 장면에서 거론되고 있다. 특히 많은 사람이 ‘김연아가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해설자로 나서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평창 동계올림픽에 이어 이번에도 이뤄지지 않았다.

그런데,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과 함께 여왕 김연아가 모습을 드러냈다.

▲2014 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마친 김연아가 플라워 세리머니 후 태극기를 두른 채 링크를 이동하고 있다. 김연아는 한국을 피겨 불모지에서 피겨 강국으로 이끌었지만 피겨 전용 링크 건립과 유망주 발굴이라는 산적한 과제를 남긴 채 은퇴했다. 
 (뉴시스)
▲2014 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마친 김연아가 플라워 세리머니 후 태극기를 두른 채 링크를 이동하고 있다. 김연아는 한국을 피겨 불모지에서 피겨 강국으로 이끌었지만 피겨 전용 링크 건립과 유망주 발굴이라는 산적한 과제를 남긴 채 은퇴했다. (뉴시스)
◇피겨스케이팅 해설 거절한 이유

동아일보는 지난 4일 김연아가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해설자로의 출연 제안을 거절했다며 한국에 남아 후배들을 응원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김연아의 매니지먼트 회사 관계자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와 마찬가지로 해설자 제안이 있었지만 모두 거절했다”며 “그녀 자신이 해설자가 될 생각이 없다”고 했다. 아울러 “베이징 올림픽 관전도 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코로나 영향을 고려해 국내에 남아 후배들을 응원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김연아는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며 현역에서 은퇴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때는 개회식 성화 최종 주자를 맡아 화제가 됐다. 개회식 후에는 현장에 머물며 피겨스케이팅 뿐만 아니라 봅슬레이, 스켈레톤 경기장 등을 직접 방문에 응원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2014 소치동계올림픽 당시 모습.
 (뉴시스)
▲2014 소치동계올림픽 당시 모습. (뉴시스)
◇김연아에게 올림픽이란

김연아는 2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공식 채널에 올라온 인터뷰에서 현역 시절을 되돌아 봤다. 그는 “피겨스케이팅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1998년 나가노 대회를 보면서 올림픽이라는 무대를 알았다”며 “그걸 보고 나도 이 무대에 서 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는 “주니어에서 시니어로 올라가면서 조금씩 올림픽이라는 무대가 다가왔고, 재미로 보던 올림픽이 선수에게는 얼마만큼 절실하고, 인생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그 무게를 실감했다”고 했다.

김연아는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걸었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고통이 있었음을 회고했다. 그는 “내가 올림픽 준비 과정부터 무대에 서기까지 크든 작든 고통이 있었기 때문에, 위기감이나 불안감을 느끼면서도 결국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지만, 그때까지의 과정을 생각해 보면, 제2의 인생을 살아가는데 자양분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인생에는 정말 많은 고난이 있다. 그것들이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 응축된 것 같다”며 “내게 올림픽의 의미를 묻는다면, ‘인생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뉴시스)
(뉴시스)
◇후배들에게 보내는 조언

김연아는 올림픽 공식 채널에 올라온 인터뷰에서 후배들에게 피겨 여왕다운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인터뷰에서 후배들이 피겨스케이팅이 갖는 예술적 요소의 중요성보다 점프 같은 기술력 향상에만 집중하는 데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여자 피겨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이 확실시되는 러시아 카밀라 발리예바가 4회전 점프를 구사하고, 남자에서도 일본 하뉴 유즈루가 전인미답의 쿼드러플 악셀에 도전하려는 걸 염두에 두고 “ 놀랄 만큼 기량이 우수한 선수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한국 선수들도 내 선수 시절보다 기술적으로 발전했다. 남자 선수들도 마찬가지다”라고 분석했다. 자신이 현역일 때보다 점프를 중심으로 한 기술적 측면이 현저하게 진보했다고 높이 평가한 것이다.

그러나 그 한편으로는 피겨스케이팅이 갖는 예술적 요소의 중요성을 더 강조했다. 김연아는 “많은 스포츠 경기가 있지만, 피겨스케이팅은 예술적 요소가 중요한 몇 안 되는 종목 중 하나”라며 “그래서 나도 안무나 음악, 의상 등 예술적인 요소를 중요하게 여겼다”라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이런 것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나의 연기를 좋아해 준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역 시절 탁월한 점프를 앞세운 일본 아사다 마오와 경쟁하면서도 예술성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다는 ‘피겨 여왕’으로서의 자부심이 묻어난다.

마지막으로 그는 “은퇴하고 오랜 세월이 지났는데, 지금도 기억해 주는 분들이 많고, 좋은 말을 해주는 데 대해 감사하고 있다”며 “앞으로 등장하는 피겨스케이트 선수에게도 많은 응원을 보내달라”고 웃는 얼굴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2014 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마친 김연아. 
 (연합뉴스)
▲2014 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마친 김연아. (연합뉴스)
◇김연아 vs 아사다 마오, 금기어가 된 ‘숙명의 라이벌’

은퇴했어도 여왕은 여왕이다. 12일 첫 방송되는 tvN의 새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가 김연아 팬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1998년 시대에 꿈을 빼앗긴 청춘들의 방황과 성장을 그린 이 드라마의 공식 홈페이지에는 주인공 나희도(김태리)와 고유림(보나)이 ‘숙명의 라이벌’ 관계라며 이를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에 비유했다. ‘스물다섯 스물하나’ 측은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는 서로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서로에게 서로가 없었다면 두 선수 모두 지금보다 빛날 수 있었을까”라며 “경쟁자이자 동반자, 인연이자 악연, 라이벌”이었다고 적었다. 주인공 나희도와 고유림 역시 펜싱부 안에서 서로 으르렁대는 라이벌이라는 것.

이것이 화근이었다. 네티즌들은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를 라이벌로 언급한 데 대해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네티즌들은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는 라이벌이 아니었다”, “주니어 무대에서는 아사다 마오가 우위였지만 시니어 무대에서는 김연아가 압도적 우위였다”, “김연아의 라이벌은 김연아 자신이었다”, “등장인물이 다 한국인인데 왜 일본인 아사다 마오를 등장시키느냐” 등의 글이 올라왔다. 비판이 이어지자 드라마 제작진은 해당 내용을 삭제했다.

김연아는 첫 시니어 대회인 2006~2007시즌 그랑프리 파이널을 제패한 뒤 2008~2009시즌 4대륙 선수권과 세계 선수권, 2009~2010시즌 그랑프리 1차와 밴쿠버 동계올림픽까지 석권했다. 이후 김연아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을 끝으로 미련 없이 빙판을 떠났다. 이 기간, 아사다 마오는 김연아와 시니어 무대에서 13번 만났지만 4승 9패를 기록했고, 2017년 은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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