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604조 예산에 국가채무 1000조, 그 빚 누가 갚나

입력 2021-09-0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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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31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604조4000억 원의 2022년 예산안을 의결했다. 올해 본예산(558조 원)보다 8.3% 늘어난 초(超)팽창 예산이다. 예산안은 9월 3일 국회에 제출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심화한 양극화 해소와 한국판 뉴딜 추진, 지방재정 확충의 규모가 크다. 양극화 대응에 모두 83조5000억 원을 쏟아붓는다. 공공·민간 일자리 211만 개를 만들기 위한 지출이 31조3000억 원이다. 아동수당 확대, 영아수당 신설이 이뤄지고 저소득 청년 월세도 지원된다. 소상공인 손실보상과 백신비용 등 방역예산도 늘었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고용분야 지출이 216조7000억 원으로 8.5% 증가하면서 전체 예산의 35.9%나 차지한다. 한국판 뉴딜에도 탄소중립을 위한 기후변화대응기금 조성과 연구개발(R&D) 등에 33조7000억 원을 투입한다. 지방교부세는 64조1000억 원으로 23.9% 늘었는데,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돈뿌리기와 무관치 않다.

총지출은 총수입으로 잡은 548조8000억 원보다 훨씬 많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계속 나라살림 적자다. 현 정부의 예산편성 첫해인 2018년 본예산 증가율 7.1%에서, 2019년(9.5%), 2020년(9.1%), 2021년(8.9%) 계속 급증했다. 2018년 428조8000억 원이던 지출예산이 내년 604조4000억 원으로 4년 만에 200조 원 가까이 늘어난다.

거듭된 팽창재정으로 내년 국가채무는 1000조 원 이상으로 치솟는다. 정부 전망으로 1068조3000억 원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50.2%로 불어나는데, 대한민국 재정운용 사상 가장 높은 위험수위다. 현 정부 출범 때만 해도 36% 수준이었다. 정부는 법인세와 소득세 등의 초과 세수가 많아 걱정할 게 없다고 한다. 하지만 경기회복의 결과가 아니라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시장 과열로 인한 세수 증대였다는 점에서 전망은 불투명하다.

임기 내내 팽창 재정으로 나랏빚만 늘린 정부는 중장기 재정건전성을 강화하겠다며 2021∼2025년 연평균 재정지출 증가율을 5.5%로 대폭 낮춰 제시했다. 이런 무책임이 따로 없다. 끝없는 퍼주기로 씀씀이만 키운 8%대 예산 증가로 나랏빚을 눈덩이처럼 불려놓고, 이제 그 부담을 차기 정부에 떠넘긴다.

온전히 청년들과 미래 세대가 갚아야 할 빚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나랏빚이 지금 속도로 늘어나면, 현재 생산가능인구(15∼64세)의 1인당 부채가 2600만 원, 올해 태어난 신생아가 고교를 졸업하는 18세에 안아야 할 빚이 1억 원이 넘는다는 계산을 내놓았다. 정책 실패를 계속 세금으로 땜질하고 빚만 키운 악순환을 반복해온 탓이다. 재정 부실을 다음 정부에, 또 국민에게 떠넘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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