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환율 급등, 금융위기 불안 해소가 급선무

입력 2021-08-1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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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급등세(원화가치 하락)가 심상치 않다. 지난 주말 서울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당 원화 환율은 종가 기준 1169.0원으로 치솟았다. 한 주 동안 26.9원이나 올랐고 작년 9월 29일(1169.5원) 이후 11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올 연초(1월 4일) 1082.5원에 비해 8.0% 뛰었다.

미국 경기 호조로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움직임이 빨라지는 움직임에, 국내 코로나19 4차 대유행 확산에 따른 불확실성 증대로 위험회피 성향이 강해지면서 외국 자본이 대거 이탈하고 있다. 이에 따른 원화 약세가 외국인투자자의 증시 매도를 부추기고 다시 환율을 끌어올리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들이 대규모로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 외국인의 유가증권시장 순매도 금액은 지난 한 주 동안에만 7조 원 이상이다. 특히 반도체 주가의 하락이 뚜렷하다. 반도체 고점(高點)에 대한 우려와, D램 가격 상승세가 꺾일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국내 경제와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의 주가가 급격히 떨어졌다. 반도체 가격과 수급에 대한 불안이 환율 변동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환율 문제는 항상 우리 경제의 리스크다. 원화 환율이 오르면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수출에 이득이다. 반대로 내리면 수입물가 상승으로 수출의 채산성이 떨어진다. 문제는 지금 환율이 너무 급격하게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의 델타변이 확산이 변동성을 높이면서 금융시장을 흔들고 불안감을 키우는 양상이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기피 현상이 심화하고, 한국 경제 버팀목인 반도체에 대한 회의론도 커진다. 외국인들의 주식시장 매도는 가속화하고 있다. 국내 경기는 코로나19 확산의 고삐가 잡히지 않으면서 언제 본격적인 회복이 가능하게 될지 점치기 어렵다. 불확실성이 계속 커지면 경제 펀더멘털이 아무리 탄탄하다 해도 버티기 힘들다.

환율 문제를 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최근의 급격한 원화가치 추락과 증시에서의 외국인 자금 이탈이 위험신호다. 자칫 악순환의 시동이 걸리면 위기로 치닫는 것은 순식간이다. 금융시장이 바로미터다. 정부는 외환보유고가 많고 단기외채비율이 낮아 완충력이 충분하다고 주장하지만 결코 안심할 상황이 아니다. 단기 충격이 급속히 시스템 위기로 커질 수 있는 곳이 금융시장이고,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는 구조적 불안 요인이다.

한국 경제의 대외 신인도를 높이고, 자본시장에서 빠져나가는 외국인들을 돌아오게 하는 유인(誘因)을 더 만드는 것이 최우선이다. 불안을 가라앉히고 최악 상황에 대비하는 것이 정부와 금융당국의 최우선 과제다. 문제는 정부가 그런 경제운용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믿음이 없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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