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팰리스 '아 옛날이여' 주상복합 인기 '뚝'

입력 2009-01-08 11:09 수정 2009-01-08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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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상징' 애물단지로 전락하나...시세는 여전히 강세

한때 '부의 상징'으로 인식되던 타워팰리스가 애물단지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엄청난 집값에 따른 세금 부담과 막대한 관리비, 그리고 주상복합 아파트 특유의 빠른 노후화에 따른 것이다.

지난 1999년 당시 삼성그룹이 강남 사옥을 준비하다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로 주상복합 아파트로 탈바꿈한 타워팰리스는 첨단을 달리는 고급스러움으로 인해 일약 부자들이 모두 거주하고싶어 하는 아파트가 됐다.

당시 주상복합 아파트라면 1~3층엔 상가가 있는 서울 을지로 세운상가가 연상됐지만 타워팰리스는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라는 새로운 주거문화를 이끌었고 이는 곧 2000년대 초반 건설경기 붐과 맞물리면서 주상복합 아파트라는 주택 '장르'를 만들어냈다.

당시까지만 해도 주택업계의 '신참'에 불과했던 삼성물산을 주택업계의 선두주자로 끌어올린 것도 바로 이 타워팰리스였다.

타워팰리스는 2002년 입주가 시작되자 사회적인 관심이 '도대체 누가 사는가'에 몰릴 정도로 부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그후 6년이 지난 타워팰리스는 서서히 '애물단지'로 변해가고 있다.

엄청난 세금 폭탄이 주 원인 가운데 하나다.

타워팰리스는 최소형 평형인 115㎡도 13억원에 이르는 초고가 아파트다. 이에 따라 참여정부 시절 도입된 종합부동산세의 '주 타겟'이 됐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타워팰리스 거주자 중 집을 몇채 더 보유한 경우 종부세를 1억원 가까이 납부하기도 한다.

이명박 정부들어 종부세가 완화되긴 했지만 집값이 3.3㎡당 4000만원에 이르는 타워팰리스 보유자들은 여전히 종부세 노이로제에 시달리고 있다. 여기에 강화된 양도세 중과세 방침에 따라 막대한 양도소득세가 붙어 보유한 다른 집을 사고 팔기도 쉽지 않은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또한 3.3㎡당 1만원을 넘어 1만5000원 선에 접근하고 있는 월 관리비도 입주자들을 부담스럽게 하고 있다. 대형평수가 대부분인 타워팰리스는 평균 100만원 이상의 관리비가 부과되고 있는 형편이다.

여기에 주상복합아파트 특유의 빠른 노후성도 타워팰리스의 '명성'에 먹칠을 하고 있다. 입주초기에 적지 않은 편리함을 줬던 시설들이 빠르게 낡아가면서 주거시설로서의 쾌적함이 떨어지고 있다는 게 입주자들의 이야기다.

이같은 주상복합 아파트의 약점은 이미 예견돼왔다. 주상복합의 경우 용적률이 500% 이상인 만큼 동간 거리도 좁고 고층으로 인해 창문을 완전히 열지 못하는 점, 그리고 분양 당시에는 '첨단'으로 꼽혔던 빌트인 시설도 3년여의 공사기간 후 입주 때부터는 이미 '구형'이 돼버린 점들도 약점으로 지적돼왔다.

이에 따라 똑같은 기간이 흘렀다면 아파트의 노후도는 일반 아파트보다 주상복합 아파트가 보다 빠르게 나타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그러나 시세로 볼 때 아직까지 타워팰리스의 인기는 식지 않았다. 타워팰리스 시리즈 중 가장 완성도가 높은 것으로 꼽히는 1차의 경우 최소 평형인 115㎡(35평형)도 매매가는 3.3㎡당 3500만원을 넘어서고 있다.

이는 대치동의 동부센트레빌이나 대치아이파크, 삼성동 아이파크 등 국내 최고가 아파트에 비해서만 낮을 뿐 도곡렉슬 등 재건축 새아파트에 비해서도 떨어지지 않는 시세다.

하지만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입주 당시 있었던 수요자층은 상당 부분 '물갈이'가 끝났다. 즉 타워팰리스가 신규 아파트이던 시절 입주했던 세대는 상당수가 이미 떠났고, 남아 있는 입주자들은 타워팰리스 입주 초기 입주자와 많이 다르다는 게 현지 중개업자들의 이야기다.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입주 당시만 해도 타워팰리스 거주자는 대부분 60대 이상의 가구주가 있는 4~5인 가구가 많았지만 최근 들어선 젊은 나이의 가구가 늘고 있다"며 "가구 중 전세비율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소유자들이 재산가치 때문에 차마 집을 매각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실제 거주는 하지 않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타워팰리스 기존 거주자들이 이전하는 곳은 주로 인근 강남의 일반 아파트나 용인 등지의 타운하우스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타워팰리스를 전세를 주고 타운하우스로 이전하는 수요가 적지 않았다"며 "50대 이상의 부유층 세대는 쾌적함을 중시하고 있어 타운하우스 선호도가 높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2000년대 초중반 건설사들이 공급 러시를 이뤘던 주상복합아파트에 대한 인식도 바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타워팰리스 등 주상복합의 '선봉 그룹'이 빨리 인기를 잃게 되면 이들 주상복합 단지에 대한 수요자들의 기대치도 함께 떨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써브 채훈식 리서치센터장은 "엄청난 인기를 누렸던 주상복합 아파트가 빠른 속도로 인기를 잃어가는 징후가 있다"며 "건설사들이 주상복합 아파트에 집중한 만큼 진보의 속도도 빨라지고 있지만 주거 가치의 최대 결정요소인 쾌적성이 약한 것은 실로 극복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채 센터장은 또 "주상복합은 부지 확보가 용이하고 분양가를 좀더 올려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건설사들이 선호하는 형태의 주거형식인 만큼 실제 주거가치에 많은 기대를 거는 것은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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