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블 아파트의 표본' 아시아선수촌

입력 2008-12-29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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至高의 품격, 서민주거지 잠실의 가치 마저 높이다

#전문

90년대 재건축 문화의 새로운 장을 연 반포, 도곡 등 이른바 '5대 저밀도 재건축'사업은 서울 주거지역의 새로운 개조를 예고했다. 특히 5대 저밀도지구 중 4곳이 강남이나 강남권에 속하는 지역이란 점에서 재건축이 가져다 준 시장효과는 어마어마했다. 그속에서도 재건축의 특수를 가장 많이 누린 지역이 있다면 단연 송파구를 들 수 있다. 20년이 넘은 기존 2만여 가구의 7~18평 소형 아파트가 대거 첨단 중대형 아파트로 바뀌면서 확달라진 주거여건으로 인해 전문가들은 송파구를 향후 10년간 전국 주택시장을 끌어갈 지역으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본문

송파구의 최고 강자는 따로 있다. 재건축을 통해 첨단 아파트로 거듭난 '엘스'도 아니고, '리센츠'도 아니다.

재건축 기대심리가 만발한 잠실주공5단지도 아니다. 호수공원 조망을 자랑하는 '레이크팰리스'도 아니며 올림픽공원 조망권을 앞세운 '파크리오'나 올림픽 선수촌 아파트도 아니다.

바로 86년 입주한 올해 23년차를 맞은 고령 아파트 아시아선수촌 아파트가 송파구의 '넘버원' 아파트다.

86년 아시안게임을 위한 참가 선수단 숙소로 사용하기 위해 지어진 이 아파트는 아시안게임 직후 치뤄진 분양 공급에서 80년대 들어 잠잠해진 분양 시장을 다시한번 들끓게 만든 단지다.

80년대 후반부터 시작되는 아파트 청약 열기의 시발점이 바로 아시아선수촌인 셈이다. 125㎡, 155㎡, 171㎡, 188㎡, 218㎡ 등 5개 주택형 총 1356세대로 지어진 이 아파트는 두 가지 점에서 국내 아파트 문화를 바꾼 물량으로 꼽힌다.

우선 최고 층수가 18층으로 그때까지 7층만 넘으면 고층 아파트로 불리던 시대에서 새롭게 '초고층' 아파트란 말을 만들어냈다.

당시까지 최고층 아파트는 15층이었지만 아시아선수촌에서부터 초고층 아파트 시대가 열린 것이다. 다음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난방 체제를 갖춘 아파트란 점이다.

당시까지만 해도 아파트는 단지 자체에서 난방을 하는 중앙난방 방식을 사용했지만 이 때 나온 지역난방 체제는 곧바로 전국 신규 아파트를 변화시킨 중요 요인이 된다.

아시아선수촌의 위상은 이렇듯 아파트 문화를 바꿔놓은 단지란 점에서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바로 20년이 넘은 지금도 지역 최고가 아파트란 점에서 그 위상은 더욱 빛난다.

12월 현재 아시아선수촌은 전주택형 평균 ㎡당 1124만원의 매매가를 보이며 경쟁 관계에 있는 아파트를 훨씬 압도하고 있다.

◆㎡당 1124만원 경쟁 아파트 압도

같은 시점 ㎡당 매매가를 보면 엘스는 857만원, 레이크팰리스 1012만원, 리센츠 842만원, 트리지움 848만원, 주공5단지 846만원, 롯데캐슬골드 995만원 등으로 레이크팰리스를 제외하면 아시아선수촌의 '근처'까지 쫓아온 아파트도 없다.

심지어 재건축단지로 소형주택형만 모여 있는 가락시영의 경우도 ㎡당 매매가는 1049만원으로 아시아선수촌보다 크게 못미쳐 있는 상황이다.

아시아선수촌의 인기 비결은 진정한 '럭셔리'를 갖췄다는 평가 때문이다. 단지 전면의 2만 여평 규모 아시아공원에서 오는 탁월한 주거환경은 잠실 주공 1,2단지를 재건축한 엘스, 리센츠가 내세우는 교통 편의성을 훨씬 웃돌고 있다. 여기에 구 38평형 이상 대형 단지들로만 구성됐다는 점도 아시아선수촌이 불황에 더욱 강한 이유다.

아시아선수촌도 '젊은' 아파트의 도전에 흔들렸던 시기는 있었다. 바로 잠실주공 1~4단지와 시영 등 5개의 매머드급 단지들이 잇따라 재건축으로 옷을 갈아입으며 지역 최고 아파트 경쟁에 도전장을 던진 것.

실제로 아시아선수촌도 잠시 20년을 지켜온 지역 최고 아파트 자리를 내줬던 적도 있다. 하지만 전체 부동산 시장 불황이 시작되면서 아시아선수촌은 더욱 굳은 위상을 보이며, 이들 젊은 아파트들의 추격을 뿌리칠 수 있었다.

아시아선수촌은 10평짜리 소형 아파트만 즐비해 빼어난 도시계획에도 그 인기가 줄어만 갔던 잠실지역의 품격마저 끌어올린 아파트로 꼽힌다. 강남구의 고급 아파트에 비교해도 결코 뒤쳐지지 않는 품격을 갖춘 아파트가 아시아선수촌이다.

한 시장 전문가는 아시아선수촌을 이렇게 평한다. "더이상 바랄 것 없는 아파트". 바로 지고(至高)의 노블스러움이 아시아선수촌을 이 자리에 있게 한 요인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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