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이 올해는 창사 40주년을 맞은 뜻깊은 해였지만 불혹의 포스코는 연말이 되면서 갖가지 의혹만을 남기고 있다.
하지만 10월 들어서면서부터 포스코에는 악재가 겹치기 시작했다.
우선 대우조선해양 인수의 가장 강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됐지만 파트너십을 맺었던 GS그룹이 막판에 입찰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자동적으로 후보 자격을 박탈당했다.
또 포스코가 야심차게 추진하던 베트남 일관제철소 사업도 상당기간 연기가 불가피하게 됐다.
당초 입지후보로 선정했던 반퐁(Van Phong)만 지역에 대해 베트남 정부가 환경보호 등의 이유를 들어 다른 지역을 검토하라는 요청이 온 것.
이에 따라 포스코는 현재 일관제철소 부지선정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게 됐다.
이 달 초에는 검찰이 포스코의 국세청에 대한 금품로비 의혹을 수사하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검찰 수사 대상은 이주성 전 국세청장에 대한 개인 비리지만 포스코가 세무조사 추징금 경감 등을 요구하면서 금품로비를 한 의혹이 있는지 여부를 수사 중이어서 검찰의 칼끝이 포스코를 조준하고 있다는 일각의 분석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연말이 되면서 각종 어려움을 겪었지만 국가대표기업 포스코의 위상에는 변함이 없다.
포스코는 안정적인 원료공급을 위해 지난 10월 6600억원을 투자해 일본철강상사와 함께 브라질 나미사 광산 지분을 인수했다.
이와 함께 지난 10월에는 125만t 규모의 고급강 생산설비를 증설키로 의결하는 등 경제위기를 고부가가치제품 생산을 통해 위기를 정면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오는 2011년 세계 1위 후판생산업체 도약을 목표로 광양에 연산 200만t 규모의 후판공장을 착공했다.
포스코의 후판공장이 완공되면 세계 조선 1위인 국내 조선업계와 함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특히 내년에는 사상 최대규모인 6조원을 국내에만 투자해 장기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한편, 일자리 창출과 중소기업 성장기반을 지원키로 했다.
또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발전하는 사회를 이루기 위해 올해 중소기업 지원관련 펀드에만 4600억원을 출자하고, 그룹 전계열사가 중기 납품대금을 현금으로 결제해 주기로 방침을 정하는 등 상생협력의 중요성을 어느 기업보다 실천했다.
포스코의 한 관계자는 “올해는 말 그대로 다사다난(多事多難)했다”며 “하지만 국내를 넘어 세계를 대표하는 철강기업의 자부심을 가지고, 기술개발 등에 앞장선다면 조금 실추된 포스코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