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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김영란 나무여성인권상담소장 "성 착취 시장 비리 드러내야"

입력 2020-11-05 16:32 수정 2020-11-06 08:37

"피해자가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

▲김영란 나무여성인권소 소장이 이투데이를 만났다. 그는 약 20년 동안 여성 인권을 위해 일한 전문가다. (홍인석 기자 mystic@)
▲김영란 나무여성인권소 소장이 이투데이를 만났다. 그는 약 20년 동안 여성 인권을 위해 일한 전문가다. (홍인석 기자 mystic@)

시작은 다정함이다.

공감해주는 척, 위로해주는 척 접근해 어린아이의 마음을 얻는다. 조금 친해졌다고 생각하면 목적을 드러낸다. “사진을 보내달라”면서 신체 부위가 찍힌 사진을 요구한다. 이후에는 “노예 놀이를 하자”는 등 노출이 심한 사진을 요구하고 추가로 보내지 않으면 학교 게시판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다고 협박한다. ‘디지털 성범죄’의 전형적인 수법이다.

5일 서울 중구에서 만난 김영란 나무여성인권상담소 소장은 “이런 행위가 범죄라는 인식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나무여성인권상담소는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팀’을 운영하고 있다. 3명의 ‘지지동반자’와 전담상담사 등을 포함해 6명이 아동ㆍ청소년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를 지원한다. 작년 9월부터 사업을 시작했지만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

“162명의 피해자를 지원했어요. 건수로는 1471건에 이르고요. 성범죄 특성상 재판이 길어지고 불법촬영, 유포 등 상담 건수가 많아지면서 피해자 1명에게 8건을 지원한 적도 있습니다. 디지털성폭력은 물리적 성폭력보다 사건 종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일상도 유지해야 한다는 특징이 있어서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진행하는 사람도 꽤 있고요.”

디지털 시대에서 벌어지는 성범죄는 피해자가 일상에서 설 자리를 더욱 좁게 만든다. 범죄물이 여러 번 유포돼 주변 사람이 봤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휩싸이고, 개인정보를 캐내려는 행태까지 나타나서다. 댓글에 댓글이 달리다 보면 범죄인지 단순한 디지털 문화인지까지도 모호해지는 상황. 여기에 ‘피해자 유발론’까지 더해지면 피해자는 무기력해지게 된다.

“이런 일을 겪으면 즉시 전문기관에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사회적 비난이 예상되고,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부정적인 정보가 많아 신고를 주저하게 되지만 어떻게든 빠르게 전문기관에 알리고 도움을 받아야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본인 상황에 맞게 상담을 받고 대책을 모색해야죠.”

피해자를 지원하는 일보다 더 중요한 건 범죄를 예방하는 일. 김 소장은 인식이 바꿔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성 착취물 영상을 범죄행위가 아니라 즐길 거리라고 생각하는 문화, 돈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있는 한 피해자를 지원하는 방식이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설령 우연히 접했더라도 보지 않아야 하고, 사고 파는 행위는 더더욱 하지 말아야 한다.

“처벌이 능사는 아니지만 범죄자에 대한 형량도 높여야 한다고 봅니다. ‘n번방’ 사건에서 불법 촬영물을 유포했는데 처벌 수위가 낮아 많은 사람이 분노했잖아요. 처벌 수위가 낮으니 금방 풀려나는 것이고요. 궁극적으로는 폭력적이고 거대한 성 착취 시장의 비리를 드러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숨겨진 피해자’를 찾는 일도 중요하다. 성범죄 피해 신고율이 낮은 지금, 사회가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를 비난하는 문화가 형성되지 않는다면 숨겨진 피해자는 입을 닫을 수밖에 없다.

“가해자는 처벌되고 피해자는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신호가 있어야 합니다. 내 말을 믿어주고 나에 대한 비난이나 책임 추궁을 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있어야죠. 숨어 있는 피해자들이 쉽게 말할 수 있도록 홍보도 필요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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