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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형의 통계로 경제 읽기] 국민의 수를 세는 인구센서스

입력 2020-10-29 17:39

경제학 박사, 전 통계개발원장

옛날 이스라엘의 다윗왕은 자기가 다스리는 이스라엘의 백성 수가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여 신하들의 만류를 무릅쓰고 장군 요압에게 명령하여 백성들의 숫자를 조사하였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신은 크게 노하여 3일 동안 7만 명의 백성이 전염병으로 죽도록 하는 무서운 벌을 내렸다. 다윗왕이 백성의 수를 센 것에 대해 신이 그렇게 화를 낸 것은 백성 숫자를 세었다는 것은 통치의 시작으로서 이는 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일이었기 때문이라고 학자들은 해석하고 있다. 이 이야기는 백성의 숫자를 아는 것은 나라를 운영하는 데 출발점이 된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많은 나라에서 인구센서스를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통계로 인식하고 있다. 미국은 연방헌법에서 10년에 한 번씩 미국에 살고 있는 전체 사람 수를 세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각 주를 대표하는 연방의회 의석 수와 선거인단 수를 결정하게 된다. 이러한 점에서 미국에서는 인구센서스를 국가권력의 출발점으로 인식하고 있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같이 5년에 한 번씩 인구센서스를 실시하고 있는데, 이 조사는 ‘나라의 힘’을 조사하는 것이라는 인식에서 ‘국세조사(國勢調査)’라 표현한다.

인구센서스는 나라 안에 사는 모든 사람의 숫자를 비롯하여 인구구조, 주거형태, 생활방식, 종교, 교육 등 사람들의 기본적인 생활에 대해 조사한다. 인구센서스는 이렇게 전체 국민의 숫자와 사는 모습을 파악함으로써 국가발전과 국민생활에 필요한 정책을 수립, 집행하는 기초 자료가 된다. 그뿐만 아니라 인구센서스는 다양한 국가통계 작성을 위한 모집단의 역할을 한다. 정부가 작성하는 수많은 통계들은 대부분 인구센서스를 모집단으로 하여 표본추출을 하게 된다. 그러니까 인구센서스는 우리나라 대부분 통계의 ‘어머니’가 되는 통계인 셈이다.

우리나라는 2014년까지는 5년 주기로 끝자리가 0과 5로 끝나는 해에 ‘인구·주택 총조사(이하 인구센서스)’를 실시하여 왔다. 인구센서스는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모든 내국인 및 외국인을 대상으로 실시되는데, 그러니까 약 5000만 명의 전 인구를 조사대상으로 하는 광범위한 조사였다. 이렇게 조사대상자가 많은 통계조사이다 보니 1995년 539억 원이던 예산이 2010년에는 1808억 원으로 크게 확대되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주민등록자료, 주택대장 등 행정자료가 잘 갖추어져 있고, 주민등록번호를 고리로 이러한 여러 가지 행정자료를 쉽게 연결시킬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 2015년부터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를 대상으로 하는 인구센서스는 직접 조사하지 않고, 국가에서 확보하고 있는 25종의 행정자료를 활용하여 매년 작성하게 되었다.

그러나 행정자료로는 파악할 수 없는 사항들이 있다. ‘인구등록센서스’로는 파악할 수 없는 내용에 대해서 5년 주기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20%에 해당하는 약 1000만 명을 대상으로 표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10월 15일부터 인구센서스 표본조사가 시작되어 현재 인터넷, 모바일, 전화를 통한 비대면조사가 실시되고 있다. 비대면조사를 통해 조사가 가능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추후 통계조사원이 직접 각 가정을 방문하여 대면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표본조사에서는 개인 및 가구에 대해 여러 가지 상세한 질문을 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에 따라서는 응답이 내키지 않는 싫은 질문도 있을 수 있다. 예를 들면 혼인상태라든가 직업, 자녀 출산 관련 사항 등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사정에 따라 답하기가 거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다른 통계조사와 마찬가지로 인구센서스도 응답자의 비밀은 철저히 보장된다. 다소 껄끄러운 질문이 있더라도 인구센서스는 우리의 삶이 더 나아지도록 하는 정책이나 의사결정의 기초자료로 활용된다는 점을 이해하고, 모든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주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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