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어넷 마켓리더스]신용불안 제거 될까?... 통화스왑이 해법

입력 2008-10-30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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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시장이 역대 최대 일중 변동폭을 수반해 현란한 롤러코스트 장세를 펼치며 사흘만에 하락반전했습니다.

C&그룹의 워크아웃설이 신용위기 불안감을 자극, 널뛰기 등락을 펼친 이날 코스피지수의 장중 고점과 저점간 차이는 무려 158포인트에 달했고, 변동성이 워낙 크다보니 오전과 오후 두차례에 걸쳐 서로다른 방향의 서킷브레이커(CB)가 발동되는 진풍경도 연출됐습니다.

앞서 열린 뉴욕증시(28일)는 잇단 급락으로 주가순이익 비율(PER)이 20년래 가장 낮아졌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10월 정례 FOMC에서 금리를 추가로 50bp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주요지수가 10%내외의 폭등세를 나타냈습니다.

컨퍼런스보드의 10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사상 최저수준으로 악화되는 등 경제지표들이 좋지 못했지만 급등세를 꺾지 못했습니다.

美 증시 폭등에 고무되어 갭상승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장 초반 단숨에 80 포인트 가량 치솟기도 했으나 장중 전해진 C&그룹의 워크아웃설로 투자심리가 급랭하면서 수직낙하를 시작했습니다.

장 후반 920선까지 흘러내리던 29일 코스피지수는 연기금의 매수와 더불어 장 막판 낙폭을 일부 만회한 끝에 전일대비 30.19p(3.02%) 내린 968.97p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11거래일만에 `사자'로 돌아선 외국인은 장중 한때 2천억원이 넘는 순매수를 보였으나 오후들어 매물을 내놓아 결국 88억원 순매수를 기록했습니다.

장중 매도우위를 보이던 기관이 장 막판 연기금의 매수에 힘입어 226억원 매수우위를 기록했고, 개인은 61억원 순매도로 대응했습니다.

프로그램매매는 차익거래(-2035억원)과 비차익거래(-1545억원) 모두 매도우위를 보이며 3580억원 순매도를 기록했습니다.

아시아증시들의 등락이 엇갈렸습니다.

일본 닛케이지수가 7.74% 급등세로 마감한 것을 비롯해 홍콩 항셍(0.84%), 대만 가권(0.15%)지수가 美증시 급등에 힘입어 오름세를 탄 반면, 한국증시와 중국 상해종합(-2.94%), 싱가포르(-.49%) 등은 내렸습니다.

C&그룹 계열사, 관련 은행株들 폭락

유동성 위기를 겪어온 C&그룹의 워크아웃(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설이 퍼지면서 C&상선, C&우방, C&우방랜드, C&중공업 등 계열사뿐아니라 익스포져 규모가 가장 큰 우리금융을 비롯해 하나금융지주, 신한지주, KB금융, 기업은행, 외환은행,대구은행 등 관련 은행주들이 줄줄이 하한가를 기록했습니다.

대부분 은행들의 대출에 담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프로젝트 파이낸싱 관련 불확실성과 신용불안감이 투매를 촉발했습니다.

은행 외에 2금융권의 여신금액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코리안리, 대우증권, 메리츠화재, 우리투자증권, 동부화재 등의 주요 금융주들이 실제 익스포져 유무와 상관없이 투자심리가 위축돼 가격제한폭까지 곤두박질쳤습니다.

C&우방의 미분양에 따른 자금난 문제 부각으로 건설주들에도 불똥이 튀었습니다. 금호산업과 신성건설이 하한가를 기록했고, 경남기업(-12.46%), 삼호(-11.57%), GS건설(-10.18%), 현대건설(-9.82%), 대림산업(-8.87%) 등 대부분의 건설주들이 뭇매를 맞았습니다.

업종별로는 은행(-14.60%), 금융(-11.87%), 증권(-11.51%), 건설(-8.31%), 기계 (-7.52%)업종의 낙폭이 컸고, 의약품(2.33%), 전기전자(1.82%), 철강금속(1.55%), 유통(0.88%)업종이 올랐습니다.

11거래일만에 매수우위로 돌아선 외국인은 이날 전기전자업종에 매수자금을 집중, 1084억원 순매수를 기록했습니다. 이로인해 삼성전자(2.48%), LG전자(2.73%), LG디스플레이(2.05%), 삼성전기(1.90%), 하이닉스(0.43%) 등 대형 IT주들이 동반 강세를 나타냈습니다.

글로벌 경기침체 확연, 조선•해운경기 하강 본격화

세계 경기후퇴 움직임이 점차 확연해지면서 물동량과 관련된 조선, 해운업종의 경기 하강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날 국내증시를 뒤흔들어놓은 C&그룹의 주력사업이 해운•조선업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습니다.

조선•해운업계 시황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 중 하나인 발틱건화물운임지수(BDI)는 지난 28일 982까지 떨어졌습니다. 조선•해운주들이 랠리를 펼쳤던 지난해 BDI가 1만1천선을 넘어섰던 것을 돌이켜본다면 90% 이상 폭락한 상태로 6년래 최저치를 경신한 셈입니다.

BDI 지수가 해운사의 수입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해운사들의 평균 운임수익이 10분의 1로 줄었다고 본다면 해운경기의 경착륙 정도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충분히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소비위축에 따른 물동량의 감소, 해운업황 침체, 선박주문량 감소(선가 하락)는 해운•조선업체들의 수익성 악화로 연결될 수 밖에 없습니다.

주요 조선, 해운사들이 수년치 일감과 장기 공급계약을 확보한 상태라 당장 BDI 급락만큼 수익성이 악화되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만 시간이 흐를수록 세계 불황의 여파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C&그룹의 경우 세양선박을 모태로 외형을 무리하게 확대하는 과정에서 유동성이 악화된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세계 경기변동에 민감한 조선•해운업계의 수익성 악화 속도가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것과 중견기업들이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인해 얼마나 큰 고통을 겪고 있는지를 이날 C&그룹 사태를 통해 엿볼 수 있습니다.

베어마켓 랠리 한계..쏠림현상 지속

C&그룹 악재가 이날 증시 변동성 확대의 주요 원인이지만, 현기증을 느낄 정도로 출렁이는 증시는 현재 내부 수급과 심리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시사해주고 있습니다.

단기 낙폭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의 진행으로 베어마켓 랠리의 한계는 예견되는 부분이었지만, 이날 장중의 극심한 변동성은 조그만 악재에도 전체 증시가 동요될만큼 '신용위기'에 투자자들이 극도로 민감해져 있고 과도한 쏠림현상을 제어해줄 구심점이 없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물론 궁극적인 국내증시의 방향성은 뉴욕증시에 달려 있습니다.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FOMC의 금리인하를 뉴욕증시가 전일 상당부분 선반영한 상태라는 점을 감안해 본다면 향후 증시의 여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韓美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 기대

일본증시의 이날 급등에도 불구 국내증시가 뒷걸음질 친 것은 금융위기에 한국이 노출되어있다는 외부의 인식과도 무관치 않습니다.

한국은 외환보유고 6위국가이고 세계 13위의 산업경제국이지만 실제 가용 외환보유고가 충분치 않고, 수출의존도가 높아 신용위기와 글로벌 경기침체의 타격이 클 것이라는 우려가 높은 상황입니다.

이는 외환보유고의 상당규모가 달러 현금이 아니라 달러 채권으로 구성돼 있고, 일본 중앙은행이나 유럽중앙은행처럼 미국 FRB와 통화스와프 협정이 체결돼 있지 않아 외환위기에 쉽게 노출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통화스와프란 상대국 중앙은행에 자국 통화를 맡기고 달러를 단기 차입하는 것을 말합니다. 즉, 일본이 달러 부족시 엔화를 맡기고 달러를 단기 차입해 들여오는 것, 엔화와 달러의 교환이 자유롭게 이루어지는 시스템을 의미합니다.

부실한 경제로 인해 담보성격의 비달러 통화(상대국 통화)가치가 급락할 가능성이 높은 나라라면 통화스와프 계약을 미국과 체결하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한국의 실체적 경제위상을 감안한다면 미국과 충분히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을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최근 원화가치가 급락했지만 이는 심리적 요인에 의한 것일뿐 실제 한국의 펀더멘탈이 단기간 악화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알토란 기업이 한낱 악성 루머에 의해 자금조달이 막히면서 흑자부도를 내는 것과 유사합니다. 한때 IMF 구제금융을 받았다는 선입견이 외화유동성을 악화시키고, 불필요한 글로벌 신용위기 확산으로 이어지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통화스와프 계약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통화스왑의 신흥경제국 확대방안에 대해서는 제프리색스 美 컬럼비아대 교수가 이미 제안한 바 있습니다.

가용 외환보유고 규모와 상관없이 국내 산업기반은 탄탄한 상태입니다.

미국과 통화스와프 협정이 체결된다면 달러사재기로 과도하게 급등한 원/달러 환율을 안정시킬 수 있으며, 동유럽, 남미 등의 신용위기가 아시아로 확산되는 것도 방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주가가 청산가치를 한참 밑도는 비정상적인 증시 흐름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처럼 중요한 '韓美간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 여부가 30일 새벽에 결정될 전망입니다.

현재 미국과 통화스왕프 계약이 체결돼 있는 나라는 유로권(ECB), 일본, 영국, 스위스,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입니다.

G20에 포함되는 한국의 국제적 위상과 내실, 양국간 이해관계, 시대적 요구를 고려해 볼 때 협정체결 가능성은 높다고 판단됩니다. 한국과 같은 경제대국이 사용가능한 해결책을 쓰지 못한 채 위기에 처하도록 방치한다면 세계경제의 회복에는 더욱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입니다.

한미간 통화스와프가 체결된다면, 한국 중앙은행(BOK)은 달러 필요시 계약한도 내에서 언제든 美 중앙은행에 원화를 맡기고 달러화를 빌려 올 수 있게 됩니다. 우량기업이 당좌대출 한도를 은행에 설정하고, 당좌수표를 제시해 운영자금 부족시마다 현금을 타오는 것과 유사합니다.

이는 과장된 국내 달러 유동성 우려를 불식시킴과 동시에 국가 신인도와 은행들의 신용도를 높이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현재 양국간 논의되고 있는 통화스와프 규모는 최소 50억달러 이상일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협정체결 성사로 한국은 물론 세계 달러가뭄 해갈에 물꼬가 트이기를 희망합니다.

본 글의 저작권은 필자에게 있으며 필자와 슈어넷(www.surenet.co.kr)의 동의가 없는 무단전재 및 재배포는 위법행위입니다.

[ 자료제공 : ‘No.1 증시가이드’ 슈어넷(www.surenet.co.kr) 전화 : 835-85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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